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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축구] 10월 평양 경기, 멀리 돌아가지 않기를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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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05  17: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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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평양 5.1경기장에 15만 명이 들어찼다. 김주성이 전반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북한 선수들은 “야, 골을 넣으면 어떡하니”라며 엄살을 부렸다. 후반전에 북한 윤정수가 동점골을 뽑았다. 이번에는 한국 선수들이 북한 선수들에게 “이제 됐지, 다행이네”라고 격려하며 어깨를 툭툭 쳤다. 종료 직전 북한이 페널티킥을 성공해 2-1로 역전승했다. 승부가 중요하지 않은 경기였다. 1990년 10월 11일 통일축구 1차전이었다.

꼭 29년 만에 한국 남자대표팀이 다시 북한에서 경기를 한다. 오는 10월 15일 김일성경기장에서 남과 북이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달 17일 남북이 함께 H조에 묶이자 북한의 홈경기 장소가 관심사였다. 과거 북한이 제3국을 고집해 중국 상하이에서 경기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북한이 이번에는 문을 열어 원정 팀을 맞는다. 지난 2일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경기 장소가 확정됐다.

   
▲ 1990년 평양 통일축구 때 한국 주장 정용환(왼쪽)과 북한 주장 윤정수가 손을 맞잡고 15만 관중에 인사하고 있다. /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통일축구는 친선경기였다. 우정과 화합의 무대였다. 이번에는 공식경기다. 승패가 중요하다. 객관적 전력 차이가 크기에 한국의 우세가 점쳐진다. 역대 전적에서 7승 8무 1패로 한국이 크게 앞선다. 유일한 패배가 바로 1990년 평양 통일축구였다. 현재 세계 랭킹도 남이 37위, 북이 118위다. 하지만 파울루 벤투 감독은 방심할 수 없다. 북한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넘어야 한다. 15만 석 규모의 5.1경기장이 아니라 5만 석인 김일성경기장이라 그나마 다행이랄까.

평양 경기가 성사되면서 남쪽 선수단의 이동로도 관심을 모은다. 중국 베이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많다. 2017년 4월 여자대표팀이 서울을 출발해 베이징에서 하루를 묵은 뒤 평양으로 들어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보도를 접한 일부 축구팬도 선수 컨디션을 들어 일정을 걱정한다. 스리랑카와 홈경기를 하고 5일 만에 북한과 붙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동 방법을 포함해 평양 원정에 관한 여러 사안을 통일부와 협의 중이다.

   
▲ 2017년 12월 E-1 챔피언십 한국-북한전. 가장 최근에 열린 남북전으로,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9년 전에는 어땠을까. 한국 대표팀은 베이징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그곳에서 곧장 평양으로 날아갔다. 돌아올 때는 판문점을 거쳤다. 평양에서 열차로 개성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고 판문점으로 왔다. 며칠 뒤 서울 통일축구에 참가한 북한 대표팀도 판문점을 통해 서울과 평양을 오갔다. 최근에도 제3국 경유는 없었다. 지난해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때 북한 선수단 본진은 비행기를 타고 원산에서 양양으로 왔다. 10월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출전한 북한 팀은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치는 경의선 육로를 이용했다.

2년 전 여자대표팀의 방북 때와는 남북 관계가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남북 정상이 처음으로 손을 잡고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오갔다. 지난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란히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앞으로 두 달여 뒤, 남쪽 축구대표팀이 가까운 길을 놔두고 멀리 돌아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남과 북이 잘 이야기해 육로든 직항로든 평양냉면 면발이 붇기 전에 이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1980년대 대학생이 많이 부른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택시요금 5만 원. 정말 가까운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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