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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팬 우롱한 ‘호날두 사태’, 사과할 사람은 어디로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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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27  12: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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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벤투스 선수들이 팀 K리그와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주최 에이전시 숨고 유벤투스는 떠나
최대 피해자인 축구팬 또 무시 당해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진짜 사과를 해야 할 쪽은 도망쳤다. ‘호날두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팬이 방치되고 있다.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를 두 눈으로 본다는 설렘이 분노로 변했다. K리그 올스타 격인 ‘팀 K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열린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 위 선수들은 뒷전이었다. 모든 시선은 벤치에 앉은 유벤투스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포르투갈)를 향했다.

이번 경기를 주최한 에이전시는 호날두가 최소 45분을 뛴다고 광고를 했다. 리오넬 메시와 더불어 현 시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호날두를 직접 보려는 팬이 몰려들었다. 최대 40만원에 이르는 고가 좌석을 포함한 6만 5000여 입장권이 3시간도 안 돼 매진됐다. 파울로 디발라, 아론 램지 등 몇몇 선수의 방한이 무산됐으나 호날두면 된다는 게 대부분 팬의 반응이었다.

그런 호날두가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않았다. 처음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유벤투스가 당일 입국한 가운데 당초 예정된 팬사인회에 호날두는 불참했다. 그 이유가 경기 출전을 위한 컨디션 조절로 알려지며 이해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같은 약속이지만 경중을 따지면 경기 출전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오후 8시 킥오프 예정이었으나 유벤투스 선수들은 그보다 약 30분 뒤에야 몸을 풀러 나와 잔디를 밟았다. 그때도 호날두는 없었다. 9시가 다 되어서야 경기가 시작됐고 호날두는 벤치에 앉았다. 중간 중간 호날두의 모습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환성이 터져 나왔다. 처음엔 손을 흔들며 인사한 호날두는 그 뒤로는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그래도 후반전 시작과 함께 호날두가 교체 출전할 거라고 지켜봤지만 믿음이 또 무너졌다. 후반 중반 호날두가 전광판에 잡히자 환호에 야유가 섞였다. 관중은 “호날두”를 외치며 출전을 바랐다. 그러나 호날두는 요지부동이었다. 몸도 풀지 않고 벤치에 머물렀다. 전광판에 얼굴이 잡히면 표정을 잔뜩 찡그렸다. 야유는 더욱 거세졌다. 

   
▲ 사리(오른쪽) 유벤투스 감독.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늦어진 경기 시간 탓인지 입장객이 하나 둘 경기장을 떠났다. 나머지는 호날두가 잠깐이라도 뛸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으나 결국 배신감만 더 커졌다. 경기가 끝나자 호날두는 곧장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도 무시하고 선수단 버스에 올랐다. 미안한 표정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질문을 던지는 취재진을 노려보기까지 했다.

어떤 약속도 지키지 않은 호날두는 27일 새벽 1시 30분 선수단 전세기를 타고 한국을 떴다. 유벤투스 관계자 누구도 경기장에 늦게 도착한 점, 호날두 결장에 관한 유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구단 SNS로 아시아 투어로 방문한 한국을 떠난다고만 했을 뿐이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한국팬에게 사과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거액의 초청비만 챙기고 떠났다. 

더 큰 문제는 이날 행사를 진두지휘한 주최사마저 꽁무니를 뺐다는 점이다. 유벤투스가 한국을 떠나는 시간까지 취재진 대부분이 경기장에 남아 있었다. 주최사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서였다. 주최 측은 프로축구연맹을 거쳐 입장 표명 여부를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시간을 끌더니 결국 추후 보도자료로 대신하겠다고 했다.

프로연맹은 관계자가 현장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27일 오전 권오갑 총재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진짜 사과를 해야 할 유벤투스와 주최사는 27일 정오까지도 침묵하고 있다. 그 사이 한국 축구팬들의 상처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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