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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이낙영, 모교 중앙고에서 마침내 빛났다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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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2  11: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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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영 중앙고 감독.

이른 은퇴 후 프로 최다 무승 감독 불명예
42년 만의 고교 전국대회 우승 지휘 ‘반전’
“약팀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 전달” 사명감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주위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고려대학교 선수 출신에 K리그 감독 경력까지. 대한민국 축구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스펙’이다. 그런데 대다수 팬은 그의 이름이 낯설 것이다. 지난 12일 서울 중앙고등학교 축구부를 42년 만에 전국대회 정상으로 이끈 이낙영(37) 감독은 선수로도, 지도자로도 주류인 듯 주류가 아니었다. 우승 여운이 남은 지난 19일 중앙고 운동장에서 만난 그는 스스로를 ‘비주류’로 칭했다.

전남 영광서 대통령금배를 제패한 중앙고의 질주는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정정용호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 U-20 대표팀이 36년 만의 4강을 넘어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이룬 것처럼 중앙고는 19년 만에 4강을 재현한 뒤 1977년 고교선수권대회 이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우승컵을 들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약체의 반란이라는 점도 그랬다.  

   
▲ 고양을 이끌 때 이낙영 감독.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종전에 중앙고가 마지막으로 준결승에 오른 2000년 대통령금배에서 이 감독은 중앙 수비수이자 주장으로 뛰었다. 졸업 후 고려대로 진학했다. 선배 이천수, 동기 김정우, 후배 박주영 등 스타플레이어 사이에서 주전으로 뛸 기회는 거의 없었다. 부상도 겹쳤다. 프로 진출이 무산되고 실업팀 강릉시청에 입단했지만 2005년 만 23살 젊은 나이에 은퇴했다. 

유상철축구교실(유비사커)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고 방이중(방이FC U-15) 감독을 지내다가 2016년 K리그2 고양 자이크로 사령탑에 올랐다. 만 34세, K리그 최연소 감독 기록을 세웠지만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만큼 존재감이 부족했다. ‘바지 감독’이라는 수군거림도 있었다. 그해 고양은 K리그 역대 최다인 25경기 연속 무승(8무 17패)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해체됐다. 

지난해 모교 중앙고 지휘봉을 잡았다. 대통령금배 16강으로 희망을 봤다. 올해 첫 전국대회 부산MBC배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현대고(울산 현대 U-18)와 중동고 등 강팀을 상대로 선전했다. 현대고전은 후반 중반까지 1-0으로 앞서다 골키퍼의 부상으로 역전패했고, 중동고를 상대로는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 대통령금배 우승 기념사진을 찍은 중앙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이번 대통령금배에서 무패 우승 신화를 썼다. 1승 1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한마음축구센터(1-1 후 승부차기 5-4) 학성고(3-2) 부평고(2-1) 통진고(3-1)를 연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이 감독은 “객관적 전력은 우리가 뒤진다. 그러면 한 발 더 뛰어야 했다. 하나로 뭉쳐서 싸웠다. 학성고와 8강전부터는 어느 팀도 부럽지 않은 경기를 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이 감독은 우승 비결을 선수와 주위 사람들에게 돌렸다. 그는 “오기재 수석코치, 이은호 골키퍼 코치, 안창준 트레이너가 고생이 많았다. 교장(김종필) 교감(이용균) 축구부장(최윤석) 선생님은 영광에서 선수 부모님들과 함께 응원을 했다. 또 앞서 중앙고를 이끈 송대성 감독님, 정해성 감독님께 조언을 들었다. 고려대 동기 이성규 광성중 감독도 힘을 줬다”고 했다. 

이 감독은 “U-20 월드컵 준우승을 지휘한 정정용 감독님을 보면서 많은 걸 느꼈다. 선수로 성공하지 못해도, 주류가 아니라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나도 지도자로 약팀만 맡아왔다. 중앙고의 우승이 많은 사람에게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축구인으로 늘 스포트라이트에서 비켜나 있었지만 마침내 빛을 본 이 감독의 자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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