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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만의 전국제패 중앙고 “국가대표 명맥 잇겠다”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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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0  13: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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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금배 정상 오르며 명가 재건 기틀
최종덕 김주성 이을 태극전사 발굴 노력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계산골 왕호랑이’가 42년 만에 전국을 호령했다. 명가 재건의 기틀을 마련한 서울 중앙고등학교 축구부가 이제 다시 국가대표 배출을 꿈꾼다.  

종로구 계동 중앙고(교장 김종필)는 20일 개교 111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주인공은 이낙영(37) 감독이 이끄는 축구부였다. 여드레 전 대통령금배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선수단이 강당 무대에 오르자 재학생과 교직원의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101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지난 40년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 한 축구부가 마침내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중앙고는 지난 12일 대통령금배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전남 영광 스포티움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통진고를 3-1로 눌렀다. 1977년 고교선수권대회 이후 약 반 세기 만에 달성한 전국제패. 당시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선수가 훗날 2002년 월드컵 코치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하며 4강 신화를 이룩한 정해성(61) 베트남 호치민시티FC 감독이다. 

   
▲ 대통령금배 우승을 차지한 중앙고 선수단의 라커룸 기념사진.

1908년 개교한 중앙고는 전통 명문으로 각 분야의 인재를 배출했다. 기형도 시인, 김수환 추기경, 조희연 교육감,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 최불암 연기자, 배성재 SBS 아나운서 등이 학교를 빛냈다. 운동부도 마찬가지. 홍성흔 이숭용 송신영 등 국가대표 야구선수, 최종덕 김주성 등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있었다. 

다만 축구부는 오랫동안 전국대회 입상에 실패했고 그 사이 국가대표 명맥도 끊겼다. 이 감독이 3학년 주장으로 활약한 2000년 대통령금배 4강에 진출한 뒤 지난해까지 한 번도 8강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이 감독은 “1990년대만 해도 매년 청소년 대표 선수가 있었다”고 했지만 다 옛날 얘기가 됐다. 2009년 자립형 사립고 전환 이후로 운동부 사정은 더 어려워졌다.

이름난 유망주 스카우트는 거의 불가능했다. 주목 받지 못한 선수, 다른 팀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가 모이는 ‘미생’ 집합소가 됐다. 이 감독도 졸업 후 고려대로 진학했지만 2005년 만 23세 나이로 실업팀 강릉시청에서 은퇴할 때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 2016년 K리그 역대 최연소 감독으로 고양 자이크로를 지휘했지만 1년 만에 팀이 해체됐고 지난해 모교로 왔다.

   
▲ 모교에 42년 만의 전국대회 우승컵을 안긴 이낙영 중앙고 감독.

이번 대통령금배에서 1승 1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16강전서 한마음축구센터를 승부차기로 이겼다. 8강전서 학성고(3-2), 준결승서 대회 최다 우승(6회)팀 부평고(2-1)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최후의 결전에서 또 한 번 전국 강호를 제압했다. 이 감독은 “대회 전 맞춤 훈련이 통했다. 객관적 전력은 떨어지지만 ‘나’ 아닌 ‘우리’로 싸웠기에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현장에서 제자들을 응원한 김종필 교장은 “1984년 일반 교사로 중앙고에 왔다. 그동안 야구부가 두 차례 준우승을 했다. 축구부 우승은 기대도 못했는데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밝혔다. 평일 오전이라 영광까지 오지 못한 일반 학생들은 교내 강당에 모여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를 보며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다. 학교 정문에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 현수막이 걸렸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우승 꿈에서 일찍 깨야 한다. 선수의 궁극적 목표는 프로 진출이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교에 오면서 국가대표 발굴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 우승 멤버가 그 시작이길 바란다”며 최우수선수(MVP) 정시우, 공격상 엄하은, 골키퍼상 김정윤, 영플레이어상 심재민을 포함한 모든 제자의 성장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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