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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축구] 70년 된 한국 여자축구, ‘신세계’ 꿈꾸며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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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5  14: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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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지난달 6일 경기도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 1만 5839명이 축구를 보려고 몰려들었다. 한국과 아이슬란드의 친선전. 남자가 아닌 여자 대표팀 경기였다. 누구보다 선수들이 놀랐다. 미드필더 이민아는 “(외국에서 열린) 원정경기인 줄 알았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공격수 이금민도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뛴 건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무려 4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여자 A매치였다.

한국 여자축구는 저변이 취약해 선수층이 얇다. 2017년 등록 현황을 보면 초·중·고·대학부 팀이 62곳에 불과하다. 팬도 적다. 출범 11년째를 맞은 실업축구 WK리그의 관중석은 아직도 썰렁하다. 그간 대한축구협회의 대표팀 지원도 미미했다. 간판스타 지소연을 비롯해 모든 대표 선수가 A매치에 목말랐다. 올해 초 두 차례 외국 친선대회 참가와 아이슬란드와의 국내 평가전은 다음 달 프랑스월드컵을 앞둔 대표팀에 가뭄 속 단비였다.

   
▲ 지난달 6일 아이슬란드전에서 골을 넣고 좋아하는 한국 선수들.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이런 여자축구가 15일 큰 선물을 받았다. 신세계그룹이 대한축구협회와 공식 스폰서십 계약을 했다. 여자축구만을 위한 첫 협회 메인 파트너다. 2024년까지 5년간 100억여 원 규모.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대표팀 훈련을 지원한다. 친선 A매치도 연 2회 이상 정례적으로 연다. 아울러 저변 확대를 위해 여자축구 지도자 양성 과정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신세계의 후원이 다른 여러 기업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촉매제 노릇을 하기를 바란다. 대표팀의 젖줄인 WK리그는 올해 대회 타이틀 스폰서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WK리그에 참가하는 팀도 단 8곳이다. 실업팀이 늘어야 초·중·고·대학 등 저변이 활성화한다. 풀뿌리가 튼튼해지면 좋은 선수가 많이 배출돼 대표팀도 강화된다.

   
▲ 대표팀이 다음 달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올해는 국내에서 공식 여자축구 경기가 열린 지 꼭 7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1949년 6월 28일 전국여자체육대회에서 중앙여중과 무학여중이 대중 앞에서 처음 경기를 했다. 중앙여중에서 선수를 모집할 때 “시아버지 밥상을 발로 차 버리게 할 것이냐”며 거세게 항의한 학부모도 있었다고 한다. 한국 여자축구 개척자인 고 김화집 선생의 생전 회고다. 그로부터 긴 세월이 흘렀다.

한국 여자축구는 밥상을 차 버리기는커녕 최근 10년 간 국민 앞에 먹음직한 밥상을 차렸다. 2010년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우승하고 U-20 월드컵 3위를 차지했다. 2010~2018년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동메달을 땄다. 2015년 캐나다월드컵에서는 16강에 올랐다. 열악한 환경에서 거둔 눈부신 성과다. 이제 신세계그룹에 이어 더 많은 기업이 소외된 여자축구에 ‘후원 밥상’을 차려 주면 좋겠다. 더 많은 팬이 고군분투하는 여자축구 선수에게 ‘성원 밥상’을 차려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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