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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0경기’ 포항 류원우가 포기하지 않은 이유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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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3  18: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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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류원우와 꼬마팬 윤하진.

꼬마팬 응원 되새기며 묵묵히 준비
올시즌 7경기 선방쇼 주전 청신호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꼬마팬 덕분에 지난 1년을 버텼죠.”

포항 스틸러스 수문장 류원우(29)는 지난해 K리그1 그라운드를 1분도 밟지 못했다. FA컵 1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올해는 다르다. 지난 11일 인천 유나이티드전(1-0)까지 3경기 연속 골문을 지키며 3연승을 이끄는 등 7경기(6실점)에 나섰다. 주전으로 입지를 다진 그는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리며 초등학생 팬 윤하진(8) 어린이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프로 11년차 류원우는 올시즌 전까지 1부리그에서 빛을 본 적이 없다. 2009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하고 5년 간 리그 11경기 출전에 그쳤다. K리그2에서 실력을 뽐냈다. 2014년 광주FC를 거쳐 이듬해 부천FC1995에서 마침내 자리를 잡았다. 주전으로 3시즌 102경기를 뛰었다. FA컵에서 2016년 포항, 2017년 전북 현대 등 1부팀을 꺾을 때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5년 만의 1부 복귀.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주전 골키퍼 강현무가 지난해 K리그 38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류원우는 벤치에서만 경기를 지켜봤다. FA컵이 기회였으나 첫 경기인 전남 드래곤즈와의 32강전(0-1)에서 패했다. 지난해 유일한 공식전 출전이었다. 

   
▲ 포항 수문장 류원우.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류원우는 “3년을 주전으로 뛰다 1년을 통째로 결장했다. 현무가 워낙 잘했다. 후배지만 많이 배웠다. 그렇지만 많이 속상했던 것도 사실이다. 선수는 그라운드에서만 행복할 수 있다. 팀 분위기를 망치면 안 되니까 섭섭함을 드러내진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퇴근할 때면 너무 허망했다”고 털어놨다. 

힘들 때면 가족, 그리고 하진이를 떠올렸다. 꼬마팬 하진이와 인연은 지난해 출정식에서 시작됐다.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과 팬이 만나는 자리에서 7살 어린이가 이적생 류원우에게 다가가 팬이라며 말을 걸었다. 하진이는 류원우가 뛰지 못해도 경기 전후로 응원을 보냈다. 훈련장도 찾아서 힘을 불어넣었다. 

류원우는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하진이를 생각하면 힘이 생겼다. 어린 친구가 나처럼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며 골키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롤모델이 류원우라는 팬이 있는데 약한 모습을 보이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를 악물고 더 땀을 흘렸고 못 뛰어도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 포항 류원우(오른쪽 파란색 유니폼)가 지난달 3일 강원전에서 꼬마팬 윤하진의 손을 잡고 입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포항 스틸러스 페이스북

지난 3월 초에는 류원우가 ‘선수 윤하진’의 팬이 되기도 했다. 집 근처 운동장에서 하진이네 팀이 훈련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가 응원했다. K리그 선수의 깜짝 응원에 하진이는 팀의 최고 스타가 됐다. 

그 뒤 류원우도 운이 트였다. 3월 30일 전북 현대전에서 마침내 포항 유니폼을 입고 K리그 첫 경기를 뛰었다. 나흘 뒤인 4월 3일 강원전(2-0)은 에스코트 키즈로 나선 하진이의 손을 잡고 그라운드에 들어서 첫 무실점 경기를 했다. 류원우는 “요즘도 경기 시작 전부터 끝날 때까지 하진이가 골대 바로 뒤 관중석에서 큰 목소리로 응원을 해준다”며 고마워했다. 

김기동 감독 체제에서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한 류원우는 “아직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무와 계속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서로 힘을 합쳐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꼭 따고 싶다. 하진이에게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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