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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축구] 홍덕영과 유영애와 윤덕여호 골키퍼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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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9  18: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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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한국 남자축구는 처음 나간 월드컵에서 참패를 당했다.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헝가리에 0-9, 터키에 0-7로 졌다. 골키퍼 홍덕영이 헝가리가 자랑하는 월드스타 푸스카스의 슛을 막다가 가슴에 멍이 들었다는 말까지 돌았다. 와전된 이야기로 밝혀졌지만 홍덕영은 그만큼 상대의 소나기 슛, 대포알 슛에 시달렸다.

당시 참패를 골키퍼 탓으로 돌리는 사람은 없었다. 한국축구와 세계 강호의 수준 차이를 알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지에서는 우승후보 헝가리에 9골밖에 내주지 않았다며 먼 나라에서 온 낯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차원이 다른 기량을 과시하는 유럽 선수를 상대로 최후방에서 숨 돌릴 틈 없이 온몸을 내던진 홍덕영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 했다.

   
▲ 윤덕여호 골키퍼 김민정 전하늘 정보람(왼쪽부터).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축구의 국제무대 데뷔도 안쓰러웠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에 대비해 국가대표팀이 급조됐다. 여자축구팀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국가대표를 모집했고, 육상 필드하키 핸드볼 등을 한 선수가 모였다. 골키퍼 장갑을 낀 유영애는 그중 낫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본과의 2차례 평가전과 아시안게임 5경기에서 모두 48골을 허용했다. 모든 선수가 이른바 ‘자동문’인 상황에서 마지막 방어선도 무력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달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 중인 여자대표팀이 요즘 비상이다. 골키퍼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주전감으로 꼽힌 윤영글이 무릎 수술로 제외됐고 베테랑 김정미도 부상으로 낙마했다. 차세대 주자 강가애도 허벅지 근육을 다쳐 훈련을 못 하고 있다. A매치에 단 3번 나선 정보람과 처음 A대표로 뽑힌 전하늘만 남게 돼 8일 김민정이 급하게 부름을 받았다. 23세 김민정도 A매치 출전은 2경기에 불과하다.

   
▲ 여자대표팀이 다음달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국내 훈련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윤덕여 감독은 월드컵 구상이 흔들리자 당혹한 표정이 역력하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듯이 남은 골키퍼가 더 힘을 내고 팀 전체가 더 똘똘 뭉치기를 기대해 본다. 그간 ‘3번 골키퍼’였던 정보람은 “언니들 부상으로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부담은 되지만 자신도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필드 플레이어 장슬기도 김정미의 하차를 안타까워하는 한편으로 “언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도록 모두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골키퍼는 외롭고 불안하다. 전력이 약한 팀의 골키퍼는 더 그렇다. 1954년의 홍덕영과 1990년의 유영애가 그랬다. 윤덕여호의 골키퍼는 29년 전 유영애처럼 외롭고 불안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에 비해 대표팀은 크게 발전했다. 아직도 국내 여자축구 저변은 취약하고 환경은 열악하지만 대표팀은 월드컵에 나갈 정도로 컸다. 월드컵에서 만나는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우리 골키퍼가 자신을 믿고 필드 플레이어 동료를 믿는다면 두려움 없이 맞설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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