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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축구] 18세 이강인과 19세 차범근의 첫 A매치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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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1  1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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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어렸을 때부터의 소망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기분 좋고 기대도 컸다. 한편으로는 내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다.” 1972년 5월 7일 태국 방콕. 고려대 1학년인 만 19세 차범근이 A매치에 데뷔했다. 차범근은 몇 년 전 대한축구협회 인터뷰에서 그때를 회상하며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제5회 아시안컵 조편성 경기였다. 상대는 이라크. 전·후반 0-0으로 비겼다. 막내는 90분 내내 전력을 다해 질주했다. 선배들이 “범근아~”하고 부를 때마다 죽어라고 뛰어갔다. 이어진 승부차기. 선배들은 녹초가 된 막내의 등을 떠밀었다. 긴장한 차범근은 땅을 찼고 공은 데굴데굴 굴렀다. 다행히 골키퍼가 먼저 움직여 다시 킥을 했다. 이번엔 공이 붕 떴다. “내가 찬 공이 하늘로 날아가는 장면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승부차기 2-4 패배.

   
▲ A대표 데뷔를 앞두고 있는 이강인.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만 18세 이강인이 첫 A매치를 준비하고 있다. 22일 볼리비아전이나 26일 콜롬비아전에서 선을 보인다. 이강인은 어려서부터 스페인 명문 발렌시아에서 기량을 닦고 세계 최고 프로축구 리그 중 하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뛰고 있다. ‘큰물’에서 놀지만 국가대표 데뷔전의 중압감은 47년 전 ‘우물 안’ 대학 새내기 차범근이 느낀 무게와 같으리라. 잘하면 잘한 대로, 못 하면 못 한 대로 평생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데뷔전에서 고개를 숙인 차범근은 1972년 한 해에 무려 23차례나 A매치에 나섰다. 5월 아시안컵(태국), 7월 메르데카컵(말레이시아), 9월 박스컵(한국)과 한·일 정기전, 11월 킹스컵(태국) 등 쉼 없이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그라운드를 휘저었고 득점 수를 늘려갔다. 10월에는 호주와 친선경기도 했다. A매치는 아니지만 대표팀과 펠레 소속팀 산토스의 경기에도 출전해 축구황제 앞에서 골도 넣었다.

   
▲ 2017년 한국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한 차범근 전 대표팀 감독.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차범근축구상 시상식장에서 이강인을 언급하며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데 주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A대표로 처음 뽑혔을 때를 돌아보며 “나는 체격이나 스피드는 좋았지만 기본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대표팀에 몸담고 3개월 만에 골맛을 보고나니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장래성 있는 선수를 나이와 상관없이 과감하게 발탁하고 꾸준하게 기용해야 큰 선수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팬의 눈이 온통 이강인에게 쏠린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순간부터 몸짓 하나하나가 평가의 대상이 될 것이다. 물론 데뷔전 한 경기로 ‘국가대표 이강인’을 예단할 수는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이강인은 이제 A대표팀에서 첫발을 내딛는 새내기일 뿐이다. 관중석에서 “이강인!”을 외칠 때마다, 선배들이 “강인아~”하고 부를 때마다 죽어라 뛰는 모습만 보여도 충분하다. 팬에게,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대표팀 적응과 성장 가능성만 인정받아도 성공이다. 날아라, 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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