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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교통사고 가해자’ 이창민의 복귀, 그리고 속죄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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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4  14: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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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박재림의 뷰티풀 게임] 2일 인천축구전용구장.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1 개막전 최우수선수(MOM)는 이창민(25·제주)이었다. 그는 전반 36분 그림 같은 중거리 슛으로 팀에 선제골을 안겼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 대부분이 이창민을 찾았다. 멋진 골을 터트린 선수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질문을 하는 쪽도 조심스러웠다. 

약 4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5일이었다. 그보다 약 2달 전 부상을 당한 이창민은 회복에 전념하고 있었다. 이날 그는 팀 동료를 태우고 운전을 하다가 도로 중앙선을 넘으며 반대편 방향에서 달려오는 차량과 부딪쳤다. 이 사고로 피해 차량에 탑승한 1명이 목숨을 잃었고 2명이 다쳤다. 

이날 인천전에서 그는 사고를 낸 뒤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경기 전 조성환 감독은 “이창민이 사망자 유가족, 부상자 중 1명과는 합의를 했다. 다른 부상자 1명과도 곧 합의에 이를 것 같다”며 “유가족이 이창민의 축구선수로서 미래를 걱정하고 위로했다”고 전했다. 

이창민의 선발 출전과 득점은 실시간으로 보도됐다. 일부 언론은 ‘속죄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의 누리꾼 댓글은 이창민이 음주운전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 대체로 호의적인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사망사고의 가해자라는 점이 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전하는 의견도 있었다. 

   
▲ 제주 이창민.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최근 프로 스포츠 선수가 음주운전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속죄하겠다’는 표현이 대중의 분노를 일으킨 경우가 많았다. 팬들은 프로 선수가 좋은 활약을 해서 연봉을 올리는 건 스스로를 위한 것이지 잘못을 뉘우치는 것과는 관계가 없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했는지 조 감독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조심스럽다”고 운을 뗀 뒤 “그래도 결국에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용서를 구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창민도 “잘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해서 뛰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피해자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품고 있으면서 경기장에서 게으른 모습을 보일 순 없다”고 했다.

이창민은 골을 넣은 직후 꽉 쥔 주먹을 아래로 향했을 뿐 과한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다시는 경기장에 설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운동을 하지 못할 때는 ‘더 이상 축구선수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 다시 뛸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그동안 마음고생을 느낄 수 있었다. 

이창민은 ‘주홍글씨’를 안고 살 수밖에 없다. 유가족의 용서를 받았더라도 그의 잘못은 지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축구를 잘할수록 ‘교통사고 사망사고의 가해자’라는 꼬리표는 더 부각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창민는 앞으로도 축구를 잘해야 한다. 동시에 불특정 다수의 손가락질을 묵묵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것만이 유일한 ‘속죄’의 길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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