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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축구] 루메니게의 ‘바나나’와 유소년 육성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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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2  13: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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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바나나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다. 20세기 초 미국 작가 오 헨리의 소설에 처음 등장했다고 한다. 보기엔 미끈하지만 쉽게 상하는 바나나의 속성에 빗대, 겉은 화려해도 속은 썩어 있는 나라를 가리킨다. 한때 바나나 등 몇몇 농산물이나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부패 등으로 사회 불안이 큰 일부 중남미 나라를 멸시하는 의미로 쓰였다.

우리나라도 20년 전 ‘바나나 공화국’ 소리를 들었다. 정치·경제적 이유가 아니라 축구 때문이었다. 발언의 주인공은 독일 축구인 칼 하인츠 루메니게. 1998년 프랑스월드컵 도중 대한축구협회는 차범근 대표팀 감독을 경질했다. 네덜란드에 참패한 직후였다. 루메니게는 “축구에 관해서는 ‘바나나 공화국’인 한국이, 축구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는 차범근 같은 인물을 갑자기 해임한 것은 한국축구가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 루메니게(왼쪽) 바이에른 뮌헨 CEO와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 /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공격수 루메니게는 19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뛴 독일 축구의 전설이다. 국가대표로 1980년 유럽선수권 우승과 1982·1986년 월드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두 차례나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선수 은퇴 후에는 경영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십 수년째 바이에른 뮌헨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며 구단을 세계적 명문으로 굳건히 자리 잡게 만들었다.

대한축구협회가 벨기에와 크로아티아협회, 그리고 뮌헨 구단과 유소년 육성 시스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발표했다. 협회 홈페이지에 홍명보 전무가 루메니게와 나란히 기념 유니폼을 들고 있는 사진도 실었다. 협회는 “뮌헨과 유소년 지도 방법을 공유하고, 선수와 지도자의 교류 및 친선경기 개최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유망주의 유럽 진출을 위한 테스트 기회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한다.

MOU라는 게 사실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다. 뭔가 열심히 일을 한다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구체적 실행이 따르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꿈나무 육성에 초점을 맞춘 협회의 이번 업무협약은 아무쪼록 꾸준한 실천으로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취약한 유소년 육성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바로 한국축구 백년대계의 기본이다. 이번 협약이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부실한 ‘바나나’가 되지 않기를 다시 한 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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