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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팀 구성? 축구협회 또 ‘보여주기식 행정’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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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1  14: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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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축구저널 최승진] 1993년 11월,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 전원이 사퇴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1994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직후였다. 차경복 위원장과 위원들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목표를 달성했으나 일본전 패배와 선수 기용 문제, 선수단 내 갈등이 생긴 데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1998년 7월, 조중연 위원장을 비롯해 기술위원 모두가 사표를 냈다. 국가대표팀이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하는 등 1무 2패로 참담하게 물러난 뒤였다. 대표팀 지원을 제대로 못했고 차범근 감독을 대회 중 해임한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2000년 9월에도 노흥섭 기술위원장과 위원들이 함께 사임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2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8강 목표를 이루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1993년 기술위원 총사퇴 때 월드컵을 반 년 앞둔 상황에서 김호 감독 체제가 유지된 것처럼 이때도 아시안컵을 코앞에 둔 터라 허정무 감독에게 계속 지휘봉을 맡겼다. 기술위원회가 모든 책임을 졌다.

   
▲ 카타르와의 아시안컵 8강전. 한국이 0-1로 졌다.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첫 번째 목표로 꼽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8강에서 탈락했다. 수비수 김민재는 귀국 인터뷰에서 “실패한 대회였고, 선수단 모두의 책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협회에서는 누구도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협회가 들고 나온 것이 태스크포스(TF)팀이다. 협회는 지난달 31일 대표팀 운영 개선을 위한 TF팀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TF팀장을 맡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아시안컵에서 제기된 지적들을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판곤 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위원회 이름은 이상하게 지었지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는 옛 기술위원회다. A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을 지원하는 이 위원회는 1년 전에 구성됐다. 김판곤 위원장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19명이다. 분과위원회가 아닌 협회 행정 조직으로는 국가대표지원팀 등으로 이뤄진 전력강화실이라는 곳이 있다. 직원이 22명이다. 이 역시 김판곤 위원장이 지휘 책임자다.

이처럼 방대한 기구가 있는데 또 TF팀을 만든다니 참 생뚱맞다. 규모만 컸지 할 일을 못했다고 협회가 자인한 셈이다. 대표팀이 지난해 월드컵과 이번 아시안컵에서 잇달아 목표 달성에 실패했는데, 대표팀 지원 조직을 총괄해온 김판곤 위원장이 대표팀 운영 개선 TF팀장을 맡는다니 참 엉뚱하기까지 하다. 감독을 계속 신임한다면 앞선 예처럼 지원 조직이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고 나서는 꼴이다. 협회의 보여주기식 행정은 끝이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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