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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김영후 “하부리거 희망 아이콘, 자랑스러웠다”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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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2  10: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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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리그 울산미포 시절 김영후. /사진 제공 : 실업축구연맹

내셔널 발판으로 K리그 신인왕 등극
“지도자 생활도 차근차근 계단 밟겠다”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한국 프로축구 승강제가 생기기 전 ‘하부리거 신화’를 쓴 선수가 있다. 실업리그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프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 김영후(36). 지난해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축구미생’에게 희망의 증거가 됐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낮은 곳에서 시작해 낮은 곳에서 끝맺음을 했다. 2006년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에서 출발한 김영후는 2018년 K3리그 청주시티FC에서 은퇴를 했다. 2007년 아마추어 K3리그, 2013년 프로 2부(K리그2)가 출범하기 전까지 내셔널리그는 성인 엘리트 무대 중 가장 낮은 곳이었다. 숭실대를 졸업하고 프로팀의 선택을 받지 못한 김영후가 축구선수로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학창 시절 김영후는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서울 관악초 6학년 때 축구를 시작해 중대부중-보인고를 거쳐 대학 2학년이 될 때까지 여러 포지션을 전전했다. 숭실대 3학년 때 윤성효 감독이 부임했다. 윤 감독은 희망 포지션에 ‘공격수’라고 적은 김영후를 최전방에 세우고 신뢰를 보냈다. 이듬해 김영후는 전국대회 득점왕을 2차례나 차지하며 대학 최고 골잡이로 떠올랐다.

   
▲ 강원 시절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는 김영후.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1년 반짝 활약으로 프로행은 무리였다. 실망이 컸지만 상황을 받아들였다. 내셔널리그를 폭격했다. 3년 간 56골 16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2008년 26경기에서 30골 10도움이란 무시무시한 성적으로 팀 우승을 이끌며 ‘괴물 공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듬해 K리그 신생팀 강원FC 신인으로 입단하며 꿈에 그린 프로 무대를 밟았다. 

K리그 첫 4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한 김영후에게 ‘내셔널리그용’이라는 오명이 따라붙었다. 5번째 경기인 전남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그 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폭발한 김영후는 그해 득점 3위(13골 8도움)에 오르며 프로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 만 26세 ‘늦깎이’ 신인왕의 탄생이었다. 

그는 “신인왕을 받았을 때 기분을 잊지 못한다. 힘들게 프로 선수가 됐는데 초반 부진으로 ‘김영후는 K리그에선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뒤로 더 독하게 준비했고 좋은 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듬해 전성기를 맞이했다. 3월 전남전 해트트릭, 8월 대전전 그림 같은 중거리슛 골 등 14골 5도움으로 더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 2017년 경주한수원 소속으로 내셔널리그에 돌아온 김영후.

경찰팀에서 뛴 시기를 빼고 강원에서만 활약한 김영후는 2015년 중국 무대로 진출했다. 1년 뒤 FC안양과 계약하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K리그 통산 165경기 51골 18도움을 남기고 2017년 내셔널리그(경주한국수력원자력), 지난해 4부리그 격인 K3리그 어드밴스에서 선수로 황혼기를 보냈다. 지난해 7월 서울중랑축구단전에서 마지막 골을 넣었고 10월 평택시민구단과 최종전에서 마지막으로 경기를 뛰었다. 

김영후는 “30대가 된 뒤 부상으로 너무 고생했다. 종아리, 무릎, 갈비뼈, 허벅지 등 여러 군데를 다쳤다. 선수 생활을 계속하면 또 부상을 당할까 무서웠다. 아내는 잘 그만뒀다고 한다”고 엷게 웃으며 “A대표팀에 가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단 한 번이라도 대표팀에서 훈련을 하고 싶었다. 그래도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을 했기에 미련은 없다”고 했다. 

   
▲ K3 청주시티에서 선수로 마지막 1년을 보낸 김영후.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김영후는 “실업팀에서 프로로 올라가는 선수들을 보면 기분이 남다르다. 요즘은 K3 선수가 곧장 K리거로 발돋움하는 경우가 있다. 하부리그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면 무한한 영광”이라고 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강원 팬이 ‘은퇴식을 열어주고 싶다’고 했다. 말씀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이제 지도자로 축구인생 후반전을 맞이한다. 지난해 B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등 미리 조금씩 준비를 해왔다. 앞으로도 아래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겠다는 계획. 김영후는 “초등학생부터 가르치면서 경험을 쌓을 것”이라고 했다. 1983년생 돼지띠 김영후는 2019년 황금돼지 해를 맞아 “복을 많이 받고 올해가 나의 해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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