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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정상서 떠나라지만 베트남과 약속 중요”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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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4  10: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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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항서 베트남 감독.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홍명보 자선축구 위해 일시 귀국
“내년까지 계약, 계속 도전하겠다”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마지막 홍명보 자선축구라 꼭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항서(59) 베트남 대표팀 감독이 1박 2일의 짧은 방한 일정을 마치고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홍명보장학재단이 주최하는 셰어더드림(SHARE THE DREAM) 자선축구 참가를 위해 지난 22일 새벽 귀국, 오후에 자선축구에 참가한 뒤 이튿날 베트남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해 말 베트남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은 올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베트남 히딩크’로 불리고 있다. 

박항서호 베트남은 꿈같은 2018년을 보냈다. 1월 아시아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했고, 8월 아시안게임 4강으로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그리고 지난 15일 아세안축구연맹(AFF) 선수권대회인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했다. ‘동남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의 10년 만의 정상 탈환을 지휘한 박 감독은 국민적 영웅으로 발돋움했다. 방한 하루 전인 21일 박 감독은 베트남 총리로부터 ‘우정 훈장’을 받았다.

박 감독 훈장을 받기 며칠 전 장학재단 이사장인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의 전화를 받았다. 재단의 마지막 자선축구에 참석해 자리를 빛내 달라는 부탁이었다. 박 감독과 홍명보는 2002년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돕는 코치와 주장으로 4강 신화를 함께 썼다. 

홍명보 자선축구는 월드컵의 영광 이듬해인 2003년 출범했다. 홍 이사장은 “첫 출발은 2002년 멤버들과 했다. 마지막도 함께하면 더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박항서 감독님도 끝맺음의 자리에 모시고 싶어서 연락을 드렸다”고 했다. 박 감독도 “앞으로도 계속 자선축구를 한다면 오기 힘들었을 텐데 마지막이라니 꼭 함께하고 싶었다”고 했다.

   
▲ 베트남의 스즈키컵 우승을 이끈 박항서 감독. /사진 출처 : 베트남축구협회 페이스북

베트남축구협회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둔 베트남은 오는 25일 북한과 평가전을 앞두고 지난 20일부터 소집훈련을 하고 있다. 박 감독은 마지막 자선축구의 의미를 전하며 양해를 구했다. 이영진 수석코치가 훈련을 지휘하고 박 감독은 한국에 왔다. 

촉박한 일정의 방한이라 친형님만 만나고 곧바로 자선축구가 열린 고려대 화정체육관으로 향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A대표팀 감독과 나란히 앉아 경기를 보고 팬을 위한 경품 추첨도 같이 했다. 두 사람은 16년 전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 코치와 포르투갈 선수로 경쟁한 인연이 있다. 한국과 베트남은 내년 3월 친선전을 갖는다.

박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이 한국축구를 안정적으로 잘 이끌고 있다. 베트남 감독으로 일하고 있어서 한국에 도움이 될 일이 있을 진 모르겠지만 벤투 감독이 요청한다면 뭐든 기꺼이 돕겠다”고 했다. 그는 오랜만에 만난 2002년의 제자들과 회포를 풀겠다고 덧붙이며 웃었다.

박 감독은 “그때 선수들이 이제 다 50대, 40대가 됐다. 나이를 먹어서 잘 못 뛰더라. 또 이제는 내 말에 권위가 전혀 없더라”고 농담을 하며 “2002년 월드컵은 영광스런 추억이다.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그때 얘기는 언제해도 즐겁고 행복하다. 이번에도 이야기꽃을 피울 것 같다”고 했다.

   
▲ 스즈키컵 우승 후 밝게 웃는 박항서(오른쪽) 감독. /사진 출처 : 베트남축구협회 페이스북

동남아 팀끼리 겨루는 스즈키컵과 비교해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강호가 총출동하는 아시안컵은 베트남에 훨씬 어려운 대회다. 이란, 이라크, 예멘과 D조에 묶인 박 감독은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만 가도 대성공”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베트남이 아시안컵에서 조별리그를 넘지 못하면 박 감독이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차라리 지금 사령탑에서 내려오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한다. 박 감독은 “주변에서 그런 얘기를 꽤 들었다. 그러나 베트남과 내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피해 갈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기적 같은 1년을 보냈다. 베트남의 성공은 혼자 이룬 게 아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도움 덕분”이라며 “타국에서 일하기에 한국민으로 사명감을 더 느낀다. 팬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된다. 앞으로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한국과 베트남을 축구로 잇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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