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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치욕 안긴 조덕제, 이젠 ‘승격 청부사’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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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1  10: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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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지휘봉을 잡은 조덕제 감독.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3년 전 수원FC 이끌고 구덕서 환호
‘선수 친정팀’서 ‘감독 친정팀’ 상대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반대편 라커룸으로 갈 뻔했네.”

2015년 12월 5일 부산 구덕운동장. 당시 수원FC를 이끈 조덕제(53) 감독은 선수 시절 홈구장을 오랜만에 찾아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1988년부터 8년 간 대우 로얄즈에서만 뛰고 은퇴했다. 조 감독은 원정팀이 아닌 홈팀 라커룸으로 들어갈 뻔했다며 웃었다. 그리고 그날 로얄즈의 후신 부산 아이파크를 꺾으며 수원FC의 K리그1 승격을 달성했다. 

부산에 기업구단 최초 강등이란 치욕을 안긴 그가 ‘승격 청부사’로 친정팀에 돌아왔다. 3년 전 K리그2로 떨어진 뒤 매년 1부 승격이 무산된 부산이 조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고 20일 발표했다. 올시즌 부산은 2년 연속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으나 1부행이 좌절됐고 최윤겸 감독의 사퇴로 사령탑 공석 상태였다. 

조 감독에게 구덕운동장은 특별한 곳이다. 프로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빈 유일한 홈구장이었다. 주로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로 통산 213경기를 뛰었다. 1991년에는 K리그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그해 대우의 홈경기 평균 관중은 1만 2855명으로 전체 2위였다. 조 감독은 종종 “예전엔 부산의 축구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며 추억을 얘기하곤 했다. 

1부리그에서 마지막 해 부산의 홈 관중은 3339명에 그쳤다. 조 감독의 수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하며 강등이 확정되자 부산 서포터스는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았다. 감독과 선수들이 버스에서 내리자 팬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눈물을 흘리는 팬도 있었다. 조 감독도 친정팀의 2부 추락에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

   
▲ 부산 선수들이 승강PO 1차전에서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프로축구연맹

부산은 2부리그에서 3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관중이 2243명으로 더 줄었다. 그래도 희망을 봤다. 지난 6일 FC서울과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유료관중만 1만 127명이 들어찼다. 구단의 지속적인 지역공헌 활동 등으로 2년 연속 관중이 증가한 가운데 1부리그로 돌아가면 구름 관중을 기대할 만하다. 

조 감독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원FC 시절 보여준 시원시원한 공격축구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는다면 ‘부산의 봄’을 불러올 수 있다. 조 감독은 “선수로 8년 간 몸담은 팀에 감독으로 돌아와서 기쁘다. 그동안 능력과 노하우를 살려 부산의 승격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그는 헷갈릴 일 없이 홈팀 라커룸으로 들어가면 된다. 

내년 수원FC와의 맞대결이 기대된다. 부산이 조 감독의 ‘선수 친정팀’이라면 수원FC는 ‘감독 친정팀’이다. 조 감독은 2012년 내셔널리그의 실업팀 수원시청 감독으로 인연을 맺어 이듬해 프로 전환, 승격, 1년 만의 강등 등 5년 넘게 희로애락을 함께하다 지난해 8월 사퇴했다. 

부산은 조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도 노상래(48) 전 전남 드래곤즈 감독, 이기형(44)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등 K리그1 사령탑 출신으로 꾸렸다. 축구계 관계자는 “부산 구단주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내년 승격을 위해 최대한의 지원을 할 것 같다”고 했다. 조덕제호로 거듭난 부산의 1부 복귀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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