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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울어버린 부산, 끝나지 않은 21세기 잔혹사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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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0  15:3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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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선수들이 승격에 실패한 뒤 낙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축구나 야구 열기가 높은 도시를 한자어로 구도(球都)라고 한다. 한국 프로축구(K리그)에서 가장 먼저 구도로 불린 곳이 부산이다. 1983년 K리그 출범 첫 해부터 대우 로얄즈 연고지 부산에는 뜨거운 붐이 일었다. 부산 대우는 박창선 조광래 정용환 이태호 정해원 김주성 김판근 하석주 정재권 안정환 등 수많은 별을 배출하며 1990년대까지 정규리그 최다우승(4회) 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자마자 부산 축구는 급격한 하향세를 탔다. 2부리그로 추락한 부산은 올해도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 안정환 품지 못한 현대산업개발

모기업 대우가 급격히 쇠퇴할 때도 부산 대우는 그라운드에서 꿋꿋했다. 1999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통산 5번째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수원 삼성 샤샤의 ‘신의 손’ 골든골에 당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부산의 전성기는 딱 그때까지였다. 대우그룹 구조조정에 따라 매각 대상이 된 부산 대우는 2000년 2월 현대산업개발에 인수돼 부산 아이콘스(현 부산 아이파크)로 탈바꿈했다.

부산 아이콘스는 안정환이라는 걸출한 스타에 성적과 흥행 모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안정환은 2000년 상반기만 뛰고 이탈리아 페루자로 떠났다. 대우 시절 외국 진출을 보장받은 터라 현대산업개발은 팀 간판의 이적을 막을 수 없었다. 최고의 골잡이이자 최고의 흥행카드를 잃은 부산은 새롭게 출발한 첫 해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 성적 못 내고 관중석 썰렁해지고

부산 대우 시절에는 구덕운동장에 사람이 넘쳤다. 중요한 경기 때는 관중석 통로와 계단까지 찼고, 관중석 아래 트랙 주위까지 입장객을 받은 적도 종종 있었다. 1998~1999년 2년 연속 총 관중 수 1위였다. 경기당 2만 명이 넘는 팬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했다. 하지만 2000년 팀 순위가 10개 구단 중 6위에 그치며 홈 관중도 8위(경기당 8700여 명)로 급락했다.

침체는 계속됐다. 빅스타가 나오지 않았고 정규리그 순위는 대부분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2004년 FA컵 우승이 유일하게 내세울만한 성적이다. 관중 수는 2003년(평균 2753명) 2007년(평균 5012명) 2009년(평균 7223명) 꼴찌 불명예를 안았다. 구단주인 정몽규 회장이 2011년 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고 201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해서도 부산의 추락은 끝이 없었다.

   
▲ 최윤겸 부산 감독이 응원해준 팬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 결국 2부 추락에 승격 거듭 좌절

10년 넘게 축구 명가의 이미지를 되찾지 못한 부산은 결국 K리그2(2부리그)로 떨어졌다. 2015년 12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에 밀려 기업구단으로 처음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3년 내내 승격을 위해 절치부심했지만 비운과 불운에 울어야 했다. 지난해 10월 조진호 감독이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은 뒤 승강 PO에서는 승부차기로 졌다.

올해는 FC서울과의 승강 PO 1차전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도 1-3으로 역전패했다. 모처럼 1만 명이 넘는 팬이 구덕운동장에 모여 ‘부산의 봄’을 예감케 했지만 레드카드로 인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2차전(1-1)도 선전했지만 승부를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K리그1 승격의 마지막 문턱을 또 넘지 못한 부산은 빈손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 ‘부산의 봄’은 언제 다시 시작될까

부산은 올해 하반기 부흥의 기운을 탔다. 외국인선수 호물로가 팀플레이의 중심에서 짜임새 있는 경기를 이끌었고 아시안게임에서 이름을 알린 풀백 김문환이 여학생 팬을 불러들였다. 이동준 김진규 등 젊은 선수의 맹활약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내년에도 무대는 K리그2다. 승강 PO 때의 뜨거운 성원이 내년에도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모기업이 바뀐 2000년부터 부산이 추락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대우 시절보다 현대산업개발의 지원이 부족했다. 하지만 현재 부산의 예산은 K리그2에서 경쟁하는 다른 구단에 비할 바 없이 큰 규모로 알려져 있다. 힘겹게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해 곧바로 승격해야 할 팀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일부 팬은 예산의 효율적 사용 여부와 팀 내 갈등 관리를 점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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