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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룡 사태, 최문순 지사와 프로연맹이 끝내야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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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7  09: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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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강원FC 홈경기. 관중이 615명이었다. /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강원FC 대표 비리-갑질 관중 급감
프로스포츠팀 존립 기반마저 흔들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조태룡 비리-갑질 사태’ 파문이 계속되며 강원도와 K리그의 이미지가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가 발표한 ‘언론 보도와 관련한 공식입장’이 불붙은 집에 기름을 부었다. 조 씨는 발표문에서 “논란이 불거진 점을 사죄한다”면서도 갑자기 프로축구연맹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시·도민구단협의회 결성을 추진한 자신의 노력을 연맹이 곡해했다고 주장하며 여러 논란에 대한 연맹의 진상조사도 자신을 궁지로 내몰려는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도민구단협의회 결성은 다른 구단의 호응을 받지 못해 어떤 진전도 없는 사안이다. 또 진상조사는 연맹의 상벌규정에 따른 것이지만 조 씨는 법적 절차 진행 등을 이유로 들어 거듭 질의서에 답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조 씨의 입장 발표문을 접한 축구계와 축구팬은 대부분 후안무치, 적반하장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태룡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구단 대표의 비리와 갑질 파문으로 구단의 존립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 팬 떠난 프로팀 강원FC

지난 5월 강원도 지역 언론은 조태룡 강원FC 대표의 구단 자산 유용과 인턴 대상 갑질을 보도했다. 조 씨는 곧 사과문을 발표해 이를 모두 인정했다. 이후 월드컵 휴식기가 끝나고 재개한 K리그에서 강원FC의 홈 관중은 급감했다. 이전 7차례 홈 경기 평균 관중은 1902명이었지만 7월부터 현재까지 열린 6경기 평균 관중은 고작 935명이다. 절반이나 줄었다. 한여름 무더위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낯 뜨거운 수치다. 초가을로 접어든 지난 1일 FC서울과의 경기에는 615명이 입장했다. 올시즌 K리그1의 12개 구단 홈 경기 통틀어 주말 최소관중이다.

   
▲ 비리와 갑질 파문을 일으킨 조태룡 강원 대표. / 사진출처 : 강원FC 홈페이지

비리와 갑질 외에 상식에서 벗어난 구단 행정도 입길에 올랐다. 거래처 담당자 프로필을 만들며 정치 성향부터 음주 버릇까지 조사했다. 지역 언론에서 이 문건을 폭로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에 민간인 정치사찰 논란이 일었고, 여론은 다시 한 번 강원FC에 등을 돌렸다. 일련의 사태에서 강원FC 선수단은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다. 수 백 명에 불과한 홈 팬 앞에서 공을 차면서도 꾸준히 선전하고 있지만 화제가 되지 못한다. 구단 대표에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선수단 관련 기사라고는 구단 홍보자료를 전재한 보도만 눈에 띌 뿐이다.

▲ 시험대에 선 최문순 구단주

도내 18개 시·군 축구협회까지 조태룡 사태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등 여론이 계속 들끓자 강원도는 지난달 특별검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조 씨가 직위와 직무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과연 엄정한 조사가 이뤄졌는가 하는 우려다.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조 씨가 5월 사과문을 통해 의혹을 인정했음에도 “큰 비리가 아니다”라며 감쌌다. 2부리그 팀을 1부로 승격시킨 공로를 인정하고 마케팅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승격은 팬과 동업자 구단을 속이고 범죄용의자(세르징요)를 기용하면서까지 이뤄낸 결과라고 손가락질하는 팬이 많다. 마케팅 능력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지난해 스타 선수 영입 뒷감당을 도민 혈세로 했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 강원도는 지난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무려 120억 원의 도비를 강원FC에 지원했다. 강원도 산하 공공기업 성격을 띠고 있는 강원랜드의 지원금 40억 원까지 합하면 총 160억 원이다.

마케팅과 관련해서는 조 씨가 강원FC를 후원하려는 기업에 자신이 대표로 있는 마케팅대행사를 거치게 해 ‘통행료’를 챙기지 않았나 하는 의혹도 있다. 구단 대표가 구단 마케팅대행사 대표를 겸했다는 사실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다. 또 최근 논란이 된 인센티브 5억 원 수령 과정도 축구계와 팬의 통념에서 크게 벗어난 행태다. 강원도의 특별검사는 이런 모든 논란을 철저히 조사해 한 점 의혹도 남겨서는 안 된다. 최문순 지사가 프로축구 구단주로서 시험대에 선 셈이다.

   
▲ 지난 7월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 회의장. 여야를 막론하고 조태룡 사태를 심각하게 논의했다. / 사진출처 : 강원도의회 홈페이지

▲ 프로연맹은 규정 적극 적용을

최문순 구단주와 마찬가지로 프로축구연맹도 조태룡 파문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축구인들의 원성이 크다. 조 씨가 5월 사과문에서 횡령·배임 혐의를 둘 수 있는 금품 관련 비리와 프로축구 초유의 직원 상대 갑질을 시인했는데도 즉각 조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저의 개인적인 문제로 구단 업무 수행에 지장이 있다면 사임도 고려하겠다”고 밝힌 조 씨는 4개월 가까이 지나 오히려 프로연맹을 공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로연맹은 더 이상 K리그 위신 추락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축구인과 팬이 비리에 대해 특별검사까지 받고 있는 조 씨의 이번 공식입장 발표를 공개적으로 K리그를 먹칠한 언행으로 보고 있다. 연맹 상벌규정에는 K리그를 비방하고 명예를 실추시킨 팀 임직원에게 6개월 이상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 연맹 정관 및 규정을 위반했을 경우 제명 처분까지 가능하다. 상벌위원회 심의에 앞서 활동정지 규정을 우선 적용할 수도 있다. 대한축구협회도 명예 실추나 직권 남용이나 금전 비리 행위를 저지른 팀 임원에게 최고 제명 징계를 내리도록 규정했다.

프로연맹은 강원도의 특별검사 결과를 기다릴 이유가 없다. 조 씨가 인정한 비리와 갑질만으로도, 최근 공식입장 발표문만으로도 K리그의 위신은 땅에 떨어졌다. 프로축구는 페어플레이를 기본으로 하고 팬을 기반으로 한다. 최문순 구단주와 강원도는 조 씨의 행위가 페어플레이에 맞는지 따져야 한다. 위법 여부 판단은 그 다음이다. 프로연맹은 시급히 질서를 바로잡아 강원FC가 축구팬의 사랑을 되찾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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