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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호남대 “자만하지 않고 정상 지킨다”
광주=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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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31  10:3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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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대 선수단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뒷줄 맨 오른쪽이 김강선 감독.

선수 이어 지도자로 우승한 김강선
“프로-국가대표 되려면 더 간절해야”

[광주=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여기서 자만하면 안 된다. 더 간절해야 꿈꾸는 곳까지 갈 수 있다.”

광주 호남대학교 축구부가 19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지난 27일 태백서 막을 내린 추계대학연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999년 수비수로 호남대의 이 대회 첫 제패를 이끈 김강선(39) 감독이 지도자로 모교에 두 번째 우승컵을 안겼다. 30일 학교 운동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후배이자 제자들이 우승에 취하지 않고 먼 곳을 보길 바란다고 했다.

호남대는 결승전에서 중앙대를 5-2로 완파했다.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이 빛났다. 주장인 수비수 강우진이 최우선수상(MVP), 박재섭이 수비상, 유연수가 GK상을 받고 한석희는 6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시상식 후 밤차를 타고 곧장 학교로 돌아왔다. 휴가도 없이 이튿날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U리그 전북광주 권역, 전국체전, U리그 왕중왕전 등 중요한 대회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호남대가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건 2015년 1~2학년 대회 후 3년 만이다. 당시 김 감독은 코치로 성한수 감독을 보좌했다. 지난해 감독으로 승격해 지휘봉을 잡은 뒤 이번이 첫 우승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오랜만에 전국무대서 저력을 떨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한편 지금 성과에 만족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 추계연맹전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김강선 감독과 기뻐하는 호남대 선수들.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그는 “대학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프로 진출과 대표팀 선발 등 더 높은 곳까지 올라야 한다. 그러려면 우승 한 번 했다고 자만할 게 아니라 더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빛을 볼 수 있다”고 강조하며 “그런 부분을 지도자가 말로 전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 선수 스스로 느껴야 한다. 대학부터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갖춰야 프로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이 뛴 시절 호남대는 전국 강호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신입생이던 1998년 대학과 실업팀이 경쟁하는 대통령배 전국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 이듬해 주전 수비수로 추계대학연맹전 우승을 이끈 김강선은 2000년 춘계연맹전 4강, 2001년 춘계연맹전 우승을 안기고 졸업했다. 

2002년 전남 드래곤즈에 입단해 2005년까지 몸담았다. 두 차례 피로골절 등 부상으로 통산 6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프로의 자부심을 품고 지냈다. 호남대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선후배도 프로에서 족적을 남겼다. K리그 통산 320경기를 뛴 황지수(전 포항 스틸러스)를 비롯해 박종진 박성홍(이상 전 대구FC) 이영수(전 전남) 박래철(전 대전 시티즌) 등이 있었다. 

   
▲ 호남대 선수들이 추계연맹전 결승전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그러나 프로 무대를 밢지 못하고 사라진 경우도 많았다. 2006년 1년 간 막내 코치 노릇을 하며 호남대 후배를 지도한 뒤 장흥중 코치, K3리그 광산FC(현 평창FC) 감독을 지내고 2015년 호남대 코치로 돌아온 김 감독은 “그동안 선수와 지도자로 축구계에 종사하며 확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 성실하고 간절한 선수가 경쟁에서 살아남아 프로로 진출한다. 지금 제자들도 그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감독이 선수로 뛴 ‘황금기’ 멤버 외에도 염기훈 장호익(이상 수원 삼성) 김동찬(수원FC) 고태원(상주 상무) 김민식(전 FC안양) 등이 대표팀과 K리그에서 호남대 이름을 빛냈다. 김 감독은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구장, 실내체육관, 숙소 등 운동 여건은 여느 수도권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축구부에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 모교가 꾸준히 전국 강호로 군림하며 프로 선수를 많이 배출하도록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 모교 감독으로 벅찬 우승, 그 뒤엔 ‘가족의 힘’

김 감독은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교가를 들을 때 가슴이 벅찼다고 했다. 그는 “모교 감독으로 부임해 선수 때 우승한 대회에서 또 우승을 한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결승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며칠이 지났지만 그 순간을 떠올리면 꿈만 같다”고 감격했다. 

   
▲ 중앙대와 결승전에서 장모가 선물한 셔츠를 입고 나선 김강선 감독.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호남대는 추계연맹전 첫 경기를 패배로 시작했다. 중원대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졌다. 신경대와 2차전(7-0)부터 반전이 시작됐다. 김 감독은 신경대전에 입은 흰색 상의를 한양대와 4강전(3-0)까지 계속 착용했다. 상지대와 8강전(2-1) 승리로 올시즌 전국체전 진출권도 땄다. 광주 지역은 춘‧추계연맹전 합산 성적이 가장 우수한 팀이 전국체전에 나선다. 

당초 결승전에서도 행운의 흰 옷을 입으려고 했다. 그런데 준결승전이 끝난 뒤 응원을 온 아내에게 회색 줄무늬 셔츠를 건네받았다. 결승전이 TV 생중계 된다는 소식을 들은 장모가 사위에게 새 옷을 선물한 것. 김 감독은 조금 고민했지만 가족의 성의를 봐서 회색 셔츠를 입었다. 결승전 쾌승으로 우승을 완성한 김 감독은 “앞으로도 준결승까지는 흰 옷, 결승전은 회색 셔츠를 입고 나서야겠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두 아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 김 감독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경기가 있는 날 아침마다 ‘호남대 파이팅’을 10번씩 외치는 영상을 보내줬다. 그걸 보고나면 없던 힘도 생긴다”며 “내 영향인지 둘 다 축구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선수도 호남대 출신 염기훈이라고 해서 왠지 더 뿌듯하다”고 ‘아들바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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