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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에서 냉소로’ 강원FC의 블랙코미디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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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13  18: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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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축구저널 최승진] 강원FC의 블랙코미디가 멈출 줄 모른다. 관객도 몇 안 되는데 제멋에 겨웠는지 연일 막을 올리고 있다. 연출은 구단 대표이사인 조태룡 씨. 주연배우까지 맡고 있다. 북 치고 장구 치는 셈이다. 2년 전 범죄용의자를 출전시키면서까지 1부리그 무대에 오르더니 장기 공연의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공연의 제목은 ‘비리와 갑질, 어디까지 해 봤니’이다. 대한항공 광고 시리즈 ‘어디까지 가 봤니’를 패러디 했다. 그 광고를 기획했다는 오너 딸은 물벼락 갑질로 전 국민의 눈과 귀를 끌어 모았다. 강원FC의 공연도 내용이 비슷하다. 조태룡 씨의 구단 자산 유용과 인턴 상대 갑질이다. 조 씨는 의혹이 불거지자 재빨리 사과문을 내며 극의 속도감을 살렸다.

   
▲ 강원FC 조태룡 대표. 비리와 갑질을 인정하는 사과문에서 “구단 업무 수행에 지장이 있다면 사임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사진출처 : 강원FC 홈페이지

갑자기 에피소드도 더했다. ‘짠~’ 하고 선수단에 손을 대 사령탑을 경질했다. 송경섭 감독이 1년 만에 물러나고 김병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눈치 빠른 관객, 그래도 주연배우에 눈을 떼지 않았다. 무릎을 치며 ‘국면전환 카드’라고 수군거렸다. 감독이 바뀌었는데 이 장면에 붙은 댓글에 구단 대표 이름 석 자가 참 많이 올랐다. 블랙코미디답게 처음에는 분노와 비난을 사다가 이제 냉소와 조롱을 받고 있다.

손가락질을 부른 데는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짭짤한 역할을 했다. 카메오로 출연했지만 구단주라는 위치상 무게감이 남달랐다. 조태룡 씨의 비리와 갑질이 큰 잘못은 아니라고 했다. 강원도 18개 시·군 축구협회장이 모여 비위를 철저히 밝히라고 외쳤는데도 묵묵부답이다. 

   
▲ 강원FC 최문순 구단주. 최근 강원도 시·군 축구협회장들은 도와 도의회에 조태룡 대표의 비리 조사를 촉구했다. / 사진출처 : 강원FC 홈페이지

블랙코미디라는 말이 떠오른 이유가 있다. 축구계에서 오래 일하다 지금은 다른 분야에 있는 한 지인에게 몇몇 질문을 받았다. 어느 신문에 난 조태룡 씨의 인터뷰를 보고서 궁금한 게 있어 전화를 했단다. 통화 중에 몇 차례 쓴웃음, 헛웃음이 나왔다.

“K리그 흥행을 걱정하던데 강원FC 관중은 얼마나?” 군팀인 상주 상무를 제외하면 꼴찌다(웃음). 프로 1부리그 팀 평균 관중이 고작 1500명 정도다. “왕따 당하는 것 같다고 하던데?” 비리와 갑질을 저지른 사람과 친해지고 싶은 사람은 없다(웃음). 이후에도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프로연맹 총재를 맡겨 주면 잘할 자신이 있다고?” 차마 답변을 못했다. 웃지도 못했다.

강원도민이 안쓰럽다. 강원FC에는 도민 세금이 연간 120억 원 정도 들어간다. 강원FC 선수단이 안쓰럽다. 스포츠 드라마에 나오는 줄 알았을 텐데 블랙코미디의 보조 출연자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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