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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갑질-비리 축구’ 보일 수 있나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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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0  11: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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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축구저널 최승진] 스포츠의 기본은 페어플레이다. 규칙을 지켜야 한다. 나아가 정정당당해야 한다. 어느 종목이든 비신사적 행위는 엄벌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올바른 인성과 사회성을 기르는 데 스포츠만큼 좋은 교육이 없다. 축구선수가 공을 차지 않고 사람을 찬다면 우리는 아이들의 눈을 가린다. 사람을 찬 선수는 레드카드를 받는다.

페어플레이는 선수에게만 요구되지 않는다. 스포츠 종사자 모두가 지켜야 할 정신이다. 경기가 공정하려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람이 올바르게 일해야 한다. 스포츠계는 그래서 더 엄격한 도덕과 윤리가 적용된다. 프로축구단 강원FC의 조태룡 대표는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레드카드를 받지 않았다.

조태룡 대표는 구단 자산을 멋대로 쓰고 인턴 직원을 맘대로 부렸다. 스스로 사과문을 내며 인정했다. K리그 구단 대표는 축구 마케팅을 해야 할 사람이다. 축구팬과 축구가족을 돌봐야 할 사람이다. 조태룡 대표의 비리와 갑질은 공을 차라고 축구화를 신겨 경기에 내보냈더니 엉뚱하게 사람을 찬 격이다.

축구팬과 강원도민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조 대표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감싼다는 비난 여론이 높다. 조 대표 취임 후 강원FC가 2부리그에서 1부로 승격했기에 최문순 지사가 큰 신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 지난 18일 강원FC 홈경기. 프로축구 1부리그 경기지만 관중이 569명이었다. /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강원FC는 2년 전 범죄용의자(세르징요)를 출전시키지 않겠다는 공약을 뒤집고 중요한 경기에 계속 기용해 승격을 이뤘다. 규정은 어기지 않았더라도 팬과 리그를 기만한 승격은 자랑거리가 아니다. 승격 후에는 강원FC에 도민 혈세가 더 들어가고 있다. 매년 100억 원이 훨씬 넘는 돈이다. 도민의 세금을 주머닛돈처럼 쓰는 것을 마케팅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조태룡 대표의 일탈과 최문순 지사의 안일한 인식을 보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사태를 떠올리게 된다. 특히 최 지사는 조 대표가 커다란 잘못을 저지른 건 아니라고 방송 인터뷰에서 밝히기까지 했다. 갑질로 온 국민의 비난을 받은 딸을 슬그머니 복귀시키고, 무자격 논란이 있는 딸을 높은 자리에 앉힌 재벌 회장님과 다른 게 뭔지 모르겠다. “우리 딸 예쁘게 봐 주세요”와 “우리 대표 예쁘게 봐 주세요”는 딱 한 단어 차이다.

최문순 지사는 이달 초 민선 7기 강원도정 비전을 발표하는 행사를 열었다.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경쾌하게 춤을 추며 무대에 등장해 미래를 이야기했다. 도민이 뜻을 모아 만든 도내 유일한 프로축구팀 강원FC, 하지만 대표의 갑질과 비리로 손가락질 받는 강원FC가 이 아이들에게 페어플레이를 가르치며 꿈을 심어줄 수 있을까.

최문순 지사뿐 아니다. 프로축구연맹, 나아가 대한축구협회도 일벌백계의 각오로 이 사태를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 퇴장당해야 할 선수가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 축구를 보는 우리 아이들의 눈을 언제까지 가리고 있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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