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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고유 색깔, 다시 살려야 한다
서동영 기자  |  mentis@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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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03  1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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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이 멕시코전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일본-이란, 개성 살린 축구로 선전
한국 대표팀은 상대 맞추기에 급급
축구 철학 정립하고 시스템 구축을

[축구저널 서동영 기자] 역대 월드컵은 최첨단 전술의 실험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는 특별한 전술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 자국 축구의 색깔 드러내기가 돋보인다. 스페인은 패스 축구인 티키타카가 여전하고 브라질의 개인기는 이번에도 화려하다. 축구 강국뿐만 아니다. 이란 일본 등 선전한 아시아 국가도 그랬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7년간 지도한 이란은 이번 월드컵에서 탄탄한 수비력에 선수의 개인 능력을 더해 빠르고 정교한 역습 축구를 구사했다. 비록 B조에서 1승 1무 1패로 16강 진출에 아깝게 실패했지만 우승 후보 스페인 포르투갈과 대등하게 맞섰다. 

H조의 일본은 월드컵 개막 2달을 남기고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을 해임하고 니시노 아키라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수비 축구에서 미드필드 중심의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로 돌아갔다. 우려를 깨고 1차전에서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격파했고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올랐다.

한국의 라이벌인 두 나라는 스스로가 가장 잘 다루는 무기로 세계무대에 도전했다. 반면 스피드를 앞세운 기동력이 특징인 한국은 고유의 색깔을 강화하기보다 상대에 맞추기에 급급했다. 스웨덴과의 F조 1차전에서 키가 큰 김신욱을 최전방에 세웠다. 장신을 장신으로 제압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긴 패스로 김신욱이 떨군 공을 따낸 뒤 공격하려 했다. 하지만 실점을 의식해 수비라인을 깊숙이 내리다 보니 효과를 보지 못했다. 결국 유효슈팅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채 0-1 패배로 끝났다.  

그나마 멕시코와의 2차전(1-2 패)과 독일과의 최종전(2-0 승)에서 한국 축구의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기동력과 활동량을 앞세워 지난 대회 우승국 독일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스웨덴전에서 왜 진작 이러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과거 월드컵 대표 선수로 활약한 한 K리그 감독은 “우리의 장점을 완벽하게 익히고 발전시킨 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은 상대만 의식하다보니 이도 저도 아닌 축구를 했다”고 지적했다. 

현대 축구 스타일을 쫓아가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문제다. 볼 점유율을 늘리고 패스 성공률에 집착하다 보니 특색 있는 색깔이 사라졌다. 특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한 2년 9개월 동안 이런 현상이 심화됐다. 슈틸리케 재임 시절 한국 축구는 무색무취였다.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를 남기고 신태용 감독으로 바꿨지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에는 너무 늦었다. 

월드컵 대표팀을 지휘한 한 축구인은 “일본만 봐도 축구 철학이 확고하다. 거기에 맞춘 축구를 오랫동안 해왔다. 그래서 감독을 갑자기 바꾸고도 큰 후유증 없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우리는 그런 것 없이 그저 대표팀 감독에 따라 축구 스타일이 계속 바뀐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신태용 감독의 후임으로 거물급 외국인 감독과 접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무리 능력 있는 사령탑을 선임해 좋은 성적을 거둬도 잠시뿐이다. 이번 기회에 축구 철학을 정립하고 그에 따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그래야 한국 축구가 선명한 색깔을 드러내며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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