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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스타 김영권, 학창 시절 가난과 싸웠다
이민성 기자  |  footballe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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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28  11: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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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중학교 3학년 때 집안 형편 어려워져
축구화 살 돈 없어 공사판서 일하기도
브라질월드컵 후 비난여론에 마음고생
러시아서 철벽수비 독일전서 결승골도

[축구저널 이민성 기자]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28)은 2년 전 모교 전주공고를 찾았다. 축구부 후배들에게 한턱을 냈다. 소고기 회식을 하는데 종업원이 “벌써 200만 원이 넘었다”고 걱정스럽게 귀띔하자 김영권은 “괜찮다. 더 달라”고 했다. 전주공고 강원길 감독은 “영권이가 고등학교 때 어렵게 축구를 했다. 옛날 생각이 났는지 후배들을 한 끼라도 배불리 먹이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김영권은 웃으면서 400만 원이 넘는 돈을 결제했다.

김영권은 고교 시절 가난과 싸웠다. 중학교 3학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다. 부모는 김영권이 태어나고 자란 전주를 떠나 경기도 부천으로 이사를 갔다. 홀로 남은 사춘기 소년은 외로움과도 맞부딪쳤다. 전지훈련비, 대회 참가비를 걷을 때면 김영권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집에 손을 벌리기가 미안했다. 축구화를 사기 위해 공사판에서 일하기도 했다.

   
▲ 멕시코전에서 뛰고 있는 김영권.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강 감독은 김영권 몰래 몇 번이나 회비를 대신 냈다. 강 감독은 “영권이를 스카우트할 때도 집안 사정을 알고 있었다. 내가 책임진다고 했다. 영리하게 공을 찼다. 이런 선수가 축구를 그만두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권이가 K리그 대신 J리그로 간 것도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영권은 전주대 재학 중이던 2010년 일본 FC도쿄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부터 승리욕이 남달랐다. 연습경기에서 상대 공격수가 개인기를 부리며 자신을 제치면 곧장 쫓아가 뒷발을 걷어찼다. 청소년 대표팀에도 뽑힌 적이 있는데 소집 훈련이 끝난 뒤 당시 대표팀 감독이 “애가 왜 이렇게 버릇이 없느냐”고 강 감독에게 물었다. 김영권은 “발목이 아팠는데 티를 내기 싫었다. 몸이 마음대로 안 따라와 성질을 부렸다”고 했다.

고교 3학년 때는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인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만났다. 홍 전무와 포항 입단 동기인 강 감독이 전주공고에서 강연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평소 홍명보를 롤모델로 삼고 있던 김영권은 이후 ‘제2의 홍명보’로 거듭났다. 감독이 된 홍명보와 함께 2009년 U-20 월드컵에 출전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명보의 뒤를 이을 대형 수비수 재목으로 평가받았다. 런던올림픽을 마치고는 중국 슈퍼리그 최강팀 광저우 헝다로 이적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끈 마르첼로 리피 당시 광저우 감독은 “김영권은 유럽에서도 충분히 통할 선수”라고 칭찬하며 양아들처럼 아꼈다.

   
▲ 김영권이 독일전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김영권의 앞길은 순탄할 줄만 알았다. 하지만 생애 첫 월드컵에서 큰 시련을 겪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은 1무 2패로 조 최하위로 탈락했다. 김영권은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고 한국은 6골이나 내줬다. 대표팀은 귀국 현장에서 일부 축구팬의 ‘엿 세례’를 받았다.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0-0) 끝난 뒤에는 “관중 함성 소리 때문에 선수들 간의 소통이 힘들었다”는 발언이 논란이 됐다.

비난 속에서 출전한 두 번째 월드컵. 김영권은 러시아에서 반전을 만들어냈다. 한국은 스웨덴(0-1) 멕시코(1-2)에 졌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1위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며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다. 김영권은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터뜨렸다.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선 김영권의 몸을 던진 수비도 찬사를 받았다. 독일전이 끝난 뒤 김영권은 울먹이며 “정말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이번 월드컵으로 조금이나마 나아져서 다행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대한민국 축구를 위해서 희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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