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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혁 “선배 감독들이 팀 바꿔보자던데요?”
수원=이민성 기자  |  footballe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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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7  21:2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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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 박동혁 감독.

은퇴 4년 만에 프로팀 감독 데뷔
아산 선두로 이끌고 휴식기 맞아 
“선수들 능력 믿고 맡긴 게 비결” 

[수원=축구저널 이민성 기자] 만 39세 초보 감독이 승격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K리그2(챌린지) 아산 무궁화 박동혁 감독은 현재 K리그 감독 중 가장 어리다. K리그1(클래식) 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이 동갑내기 친구다. 선수 시절 시드니올림픽,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그는 2014시즌을 끝내고 울산 현대에서 은퇴했다.

축구화를 벗은 지 4년 만인 올해 아산 지휘봉을 잡으면서 프로팀 감독으로 데뷔했다. 첫 시즌 초반 성적은 합격점을 받았다. 러시아월드컵 휴식기 직전 3연승을 거두면서 9승 3무 4패를 기록, 성남FC를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선두가 됐다. “정신없이 3개월을 달려왔다. 오랜만에 여유가 생겼다”는 박 감독을 경기도 수원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 1위로 월드컵 휴식기를 맞았다.

▲ 마음은 편한데 앞으로 걱정도 많다. 한의권 등 잘해준 선수가 다음 달 전역하고 10월에도 전역하는 선수가 있다. 팀 구성이 바뀌면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겠다. 경찰팀의 특성상 아쉬운 점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기회를 못 잡은 선수가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기대한다.

- 아산을 맡으면서 힘들었던 점은.

▲ 팀을 하나로 뭉치는 게 쉽지 않았다. K리그2에서 우리가 가장 선수층이 좋지 않나. 원소속팀에서 주전으로 뛴 선수들이기 때문에 자존심이 세다. 또한 선·후임 관계가 뒤얽히면서 어색한 분위기도 있었다. 2라운드가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한테 솔직히 말했다. 한 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팀워크를 해치는 선수는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각자 원소속팀이 있지만 여기도 소속팀이라고 강조했고 그때부터 한 팀이 된 것 같다.

   
▲ 3월 안산과의 감독 데뷔전에서 승리하고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는 박동혁 감독.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 언제부터 지도자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나.

▲ 30살이 넘으면서 제2의 축구인생을 지도자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수 시절 일본, 중국에 진출하기도 했다. 솔직히 K리그 팀에서도 제안이 있었지만 외국에서 축구를 해보고 싶었다. 은퇴 직후에는 일본, 독일을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축구 공부를 했다.

- 현재 K리그에서 가장 젊은 감독인데.

▲ 지난해 코치로 있을 때는 선수들과 격 없이 지냈다. 감독이 되니까 오히려 선수들이 불편해한다. 훈련할 때는 편하게 한다. 다만 일주일에 1~2번 정도 중요한 훈련을 할 때만 웃음기를 없애고 호통을 치기도 한다.

- 대전 고종수, 광주 박진섭 등 K리그2에 젊은 지도자가 많다.

▲ 두 감독과 종종 만난다. 형들이 아산 멤버가 좋다며 일주일, 한 달만 바꿔서 감독을 해보자고 농담을 던진다. 나는 싫다고 한다(웃음). 내 생각에는 젊은 지도자가 많아지면서 전체적인 축구의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 

- 선수 은퇴 후 일찍 감독이 됐다.

▲ 울산에서 스카우트, 2군 코치를 했고 아산에서 지난해에 수석코치를 맡았다. 나도 이렇게 빨리 감독이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매도 먼저 맞는 게 낫지 않나. 최연소 감독이라는 말이 조금은 부담스럽지만 자신 있게 하고 싶다.

- 어떤 축구를 선호하나.

▲ 수비수 출신이지만 공격 축구를 좋아한다. 치고받는 축구가 재미있다. 일주일에 4~5번은 공격 훈련을 한다. 다른 팀과 비교하면 엄청 많이 하는 편이다. 상대가 물러서는 경향이 있어서 공격 훈련에 집중하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공격 축구를 선호한다. 토트넘 홋스퍼, 레알 마드리드 등 양쪽 윙어의 플레이를 살리는 외국 팀의 경기도 자주 본다.

- 선수 시절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감독은.

▲ 조민국 감독님(현 청주대)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다. 고려대와 울산에서 두 번 지도를 받았다. 사실 운동장에서는 자주 뵙지 못한다. 하지만 무게감이 있다. 말 한마디에 카리스마가 담겨 있다. 그 한 마디로 선수들을 휘어잡는다. 선한 모습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를 믿는다는 점이다. 덕분에 선수도 부담 없이 플레이를 한다. 나도 그러는 편이다. 선수들에게 실수는 상관없다고 말한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지 않나. 자신감을 가지는 게 우선이다.  

   
▲ 아산은 9일 서울 이랜드를 꺾으면서 1위로 월드컵 휴식기를 맞았다.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 경찰 선수의 마음은 어떻게 다스리나.

▲ 나는 부상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솔직히 군대 문화를 잘 모른다. 선·후임 관계도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주위에 물어보니까 휴가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경찰대학 측에 종종 특별 휴가를 요청한다. 3연승을 하면 외박을 달라든지.

- 동갑내기인 이동국은 아직도 현역 선수인데.

▲ 동국이는 선수로 더 뛰고 싶다고 한다. 동국이야 지금도 그렇고 선수로서 워낙 잘했다. 나중에 감독을 해도 잘할 것 같다. 같이 뛰어 본 선수가 아직 현역에 많이 남아 있어서 도움이 되는 점도 있다. 동국이한테는 고무열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내가 직접 스카우트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보니까 옛 동료에게 물어봐서 우리 선수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가 팀에 들어올 수도 있다.

▲ 사실 우리도 모든 포지션이 좋지는 않다. 외국인 선수도 못 뽑는다. 나중에는 내 축구와 정말 맞는 선수만 뽑아서 해보고 싶다. 현재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팀을 운영하고 있다. 특수한 상황이지만 감독으로서 길게 보면 나중에는 아산에서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앞으로의 목표는.

▲ 당연히 우승과 승격이다. 개인적으로 K리그1에서 부딪쳐보고 싶다. 승격을 이루기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다. 월드컵 휴식기가 끝나고 새로운 선수들과 다시 전술을 짜야 한다. 걱정은 되지만 자신은 있다.

   
▲ 아산 이명주.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세종이 힘내고, 명주는 다음에 가자!”

박 감독은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소속팀 미드필더 주세종(28)에게는 응원을, 최종 명단에서 탈락한 이명주(28)에겐 격려를 전했다. 박 감독은 “우리 팀에서 월드컵에 나가는 선수가 한두 명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세종이와 명주는 동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입대까지 늦추면서 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사실 우리 팀에 왔을 때도 몸이 조금은 부족했지만 일찍 경기에 내보냈다”고 했다.

주세종은 러시아로 갔지만 이명주는 예비 명단에만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은 “세종이는 컨디션이 금방 올라와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발표된 날 선수들이 세종이에게 박수를 쳐주더라. 명주 마음이 심란할 것 같아서 따로 불러서 얘기를 했다. 명주는 다음 카타르월드컵에서도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현재 컨디션은 장난 아니다. 만약 월드컵이 일주일만 늦게 열렸다면 명주도 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세종이는 출전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뛰고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한층 성장해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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