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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좌절’ 염기훈의 축구는 끝나지 않았다
이민성 기자  |  footballe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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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6  09: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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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E-1 챔피언십에 나선 염기훈.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남아공 때 골 찬스 놓쳐 비난 받아
명예회복 기회 왔지만 부상에 발목
“더 단단해져 돌아오겠다” 굳게 다짐

[축구저널 이민성 기자] 수원 삼성 미드필더 염기훈(35)에게 월드컵은 애증의 무대다.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인 월드컵 출전을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이뤘다. 한국은 최초로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염기훈은 웃을 수 없었다.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고 한동안 일부 팬의 비난에 시달렸다.

8년이 흘렀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는 나서지 못했고 어느덧 만 서른다섯, 선수로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을 바라봤다. 2017년 9월, 2년 만에 A매치에 출전했고 친선경기와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거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에 뽑힐 가능성이 컸다.

월드컵 대표팀 명단 발표 5일 전인 지난 9일. 염기훈이 쓰러졌다. 울산 현대와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수비수와 뒤엉켜 넘어졌다. 일어나지 못했다. 옆구리를 잡고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갈비뼈가 골절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월드컵을 약 한 달 앞두고 뜻밖의 상처를 입은 염기훈은 이틀간 전화기를 꺼놨다. 

지난 11일 개인 SNS에 부상 상태를 알리면서 “한 템포 쉬고 더 오래오래 선수 생활을 이어가라는 뜻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월드컵 출전을 포기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결국 14일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는 신태용 감독의 입에서 염기훈의 이름은 불리지 않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의 부진을 털어낼 기회도, 축구 선수로서 영광의 무대를 누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도 날아갔다.

신태용 감독은 “회복까지 짧으면 4주, 길면 6주가 걸린다는 소견을 받았다. 그래서 염기훈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소속팀 수원 서정원 감독은 “염기훈이 탈락해 마음이 아프다. 본인은 얼마나 심란할까 걱정이 된다”며 “월드컵에서 충분히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월드컵 출전은 좌절됐지만 염기훈의 축구는 끝나지 않았다. 염기훈이 남긴 SNS 글에는 6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응원 메시지였다.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염기훈을 응원하는 팬이 있고 회복 후 뛸 수 있는 K리그 무대가 있다. 염기훈도 “잘 쉬고 치료 잘 받고 더 단단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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