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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누더기 유니폼’ 어른들 무신경 아쉽다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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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11  12: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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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박재림의 뷰티풀 게임] 성인 축구에선 ‘뉴스’지만 유소년 축구에선 ‘일상’에 가깝다. 테이프 따위를 덕지덕지 붙여 번호를 바꾼 ‘누더기 유니폼’ 얘기다.

중국슈퍼리그 명문 광저우 헝다가 망신을 당했다. 지난 8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텐진 콴잔전에서 소속팀 선수 장린펑이 누더기를 입고 뛰었다. 코피를 흘린 장린펑은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어야 했지만 구단 직원이 여벌을 준비하지 않았다. 결국 다른 등번호 유니폼에 ‘응급조치’를 해서 입었다. 

광저우는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적 명장과 스타 선수를 영입하는 부자 구단이다. 그런 팀의 선수가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권위 있는 대회에서 지저분한 차림으로 뛰었다. 이 해프닝이 외신을 타고 퍼진 가운데 광저우는 구단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임직원에게 감봉 징계를 내렸다. 

망신살이 뻗친 광저우를 보며 한국 초등축구가 떠올랐다. 중학, 고교, 대학, 심지어 K리그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빈도면에선 초등축구가 압도적이다. 한 초등팀 감독은 “어느 대회든 ‘유니폼 공사’를 하는 팀이 한 둘씩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 광저우 선수의 누더기 유니폼 해프닝을 보도한 중국 시나스포츠 홈페이지.

이유도 제각각이다. 초등팀은 주 유니폼과 보조 유니폼을 1벌씩만 맞추는 경우가 많다. 주력 선수가 실수로 유니폼을 챙기지 않으면 저학년이나 후보 선수의 유니폼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번호를 쓴 흰 종이를 붙이고 출전한다. 

팀 관계자가 대회나 경기의 출전선수 명단을 작성하다 등번호를 잘못 써서 제출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명단을 수정할 수 없는 상황이면 유니폼 번호를 싹 바꿔야 한다. 지난 3월 소년체전 경기도 예선을 겸한 지역 대회에서도 이런 이유로 한 팀의 선수 4~5명이 누더기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선수가 부족해서 축구부원이 아닌 일반 학생을 임시로 기용하는 팀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짧은 기간 땜질용으로 출전하는 선수가 새 유니폼을 맞추기엔 무리가 따른다. 서울의 한 초등팀도 해체를 피하려고 일반 학생을 주말리그에 출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팀 선수들은 번호를 바꾼 유니폼과 지나치게 사이즈가 큰 유니폼을 입고 뛴다.

   
▲ 새 번호를 쓴 종이를 기존 번호 위에 붙인 유니폼을 입고 뛰는 한 초등팀 선수.

이런 문제를 지적하면 ‘초등 아마추어 축구인데 너무 민감한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일부 지도자도 있다. 프로처럼 여벌 유니폼이 많지 않고, 어린 선수가 스스로 각종 장비를 챙기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주말리그와 전국대회에 나서는 선수는 대부분 엘리트 선수를 꿈꾼다. 공식전은 공식전답게 ‘진짜 선수’처럼 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지도자와 부모 등 어른이 조금만 더 세심하게 신경 쓰면 꿈나무가 볼품없는 유니폼에 실망하는 일이 지금처럼 자주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한 초등팀 감독은 “6년 넘게 팀을 이끄는 동안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 SNS 등으로 경기 전날 선수와 부모에게 유니폼 챙기는 것을 강조한다. 만약을 대비해 주 유니폼과 보조 유니폼을 모두 가져오라고 한다. 지도자가 꼼꼼하게 준비하면 해결되는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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