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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태클] ‘족쟁이’ 사라져야 자긍심 살아난다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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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9  09:3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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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한 K리그1 감독들. /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축구 현장을 취재할 때 ‘족쟁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 ‘쟁이’는 ‘그것과 관련된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입니다. 사전에 ‘그런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 쓴다’는 풀이가 덧붙어 있지요. 족(足)은 발로 하는 운동인 축구를 가리킵니다. 족쟁이는 곧 축구로 먹고사는 축구인을 비하하는 말이지요.

다른 종목 체육인이 축구인을 낮추어 부를 때 씁니다. 하지만 축구인이, 특히 감독들이 자기 자신을 탓하고 자기 집단을 비웃거나 동료를 얕잡아 볼 때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누워서 침 뱉는 식의 말이라고나 할까요. “족쟁이 하는 일이 그렇지 뭐.” “족쟁이가 어쩔 수 있어?” “하여간 족쟁이들이란….” 주로 한숨을 쉬거나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합니다.

프로팀 감독도 종종 족쟁이를 입에 올립니다. 프로팀 감독이면 모든 축구인이 선망하는 자리인데, 스스로를 비하하고 동업자를 냉소하는 말이라니요. 대한축구협회의 리스펙트 캠페인은 서로 존중하는 축구 문화를 만들자는 운동입니다. 족쟁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것도 축구인의 자긍심을 높이며 서로를 아끼는 기본이 될 것입니다.

   
▲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19일 K리그 감독들과 만납니다. ‘발(足), 문화의 발견’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합니다. 팀의 리더로서 감독이 겪는 고충을 듣고 지도자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조언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이 전 장관은 <문화코드>라는 책에서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가 새 지도자상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종전 지도자 코드는 가족을 거느리는 아버지형이나 군대를 통솔하는 사령관형이었는데 새로운 유형의 지도자가 바로 스포츠 팀 감독이라는 겁니다. 감독형 지도자는 감성이나 재미, 승부욕이나 성취 욕망을 토대로 조직을 이끌며 언제나 개인과 팀 전체의 조화와 균형을 살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설명했지요.

좋은 축구감독이 이 시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지도자의 본보기라니, 축구의 위상과 축구인의 자부심을 한껏 높여주는 말입니다. 하지만 족쟁이라는 말을 하는 축구감독은 올바른 리더의 표상이 될 수 없습니다. 자기 비하를 서슴지 않는데 누가 믿겠습니까. 몸담고 있는 곳을 깎아내리는데 누가 따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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