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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가 미드필더로… 윤영글의 변신수원FMC 주장, 포지션 바꿔 골 퍼레이드 박은선 꽁꽁 묶어
서동영 기자  |  mentis@sen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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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18  16: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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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시설관리공단의 주장이자 골키퍼 유영글.

"은선 언니요?  겁나지 않아요."

WK리그 최고의 골잡이 박은선(28ㆍ서울시청)이 꽁꽁 묶였다. 그런데 그를 전담 마크한 선수의 '본업'은 골키퍼였다. 팀 사정상 골키퍼에서 잠시 필드 플레이어로 변신한 그앞에서 리그 득점선두(7골)를 질주하던 박은선의 골퍼레이드가 스톱됐다.

주인공은 수원 시설관리공단(FMC)의 주장이자 골키퍼인 윤영글(27). 그는 지난 17일 수원 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9라운드 서울시청과의 경기에서 골키퍼가 아닌 필드 플레이어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그에게 내려진 특명은  최근 대표팀에도 발탁된 골잡이 박은선을 전담 마크하는 것. 그는 경기 내내 많은 활동량으로 박은선을 무력화시키며 팀 승리(2-1)에 기여했다. 이날 승리로 소속팀은 승점 14점을 마크, 1위 고양 대교를 1점 차로 바짝 뒤쫓게 됐다.

경기 후 김상태 수원FMC 감독은 “윤영글이 매우 잘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평소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하다. 걱정될 정도로 운동도 많이 하고 훈련 때도 모범적이다. 그를 보고 선수들이 열심히 한다”며 추켜세웠다.

윤영글은 “서울시청 시절 연습 때마다 수비수로서 은선 언니를 마크하곤 했다"며 "다른 선수들은 은선 언니를 부담스러워 하는데 나는 별로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윤영글은 부상자가 속출한 팀 사정 탓에 이날 골키퍼 장갑을 벗어둔 채 느닷없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부담이 적지 않았다. “골키퍼인 내가 굳이 무리해서 나온다는 것은 다른 선수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는 윤영글은 "또 내가 못하면 감독님에게 책임이 돌아오기에 이래저래 부담이 많았다”고 당시의 난감한 상황을 떠올렸다. “당연히 골키퍼로 뛰길 원했다. 스쿼드 발표 전 감독님이 포지션 변경을 말씀하시길래 농담인 줄 알았는데 정말 미드필더로 올리시더라”고 덧붙였다.

윤영글은 지난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시청에 1순위로 발탁될 때만 해도 수비수 또는 미드필더였다. 지난 2010년 난생 처음 골키퍼로 변신한 뒤 다시 1년 뒤엔 필드 플레이어로 복귀했다. 이후 2012년 수원FMC로 이적한 뒤 다시 골키퍼 장갑을 끼게 됐으니  사연이 많다면 많은 편이다.

처음 골키퍼를 맡을 당시만 해도 필드 플레이어를 원했지만 지금은 당연히 골키퍼로 남기를 희망한다.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장을 맡고 있는 그는 팀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윤영글은 “팀 분위기가 축구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좋다. 그래서 부담이 줄었다”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윤영글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올시즌 꿈"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청전처럼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을 작정이다. “감독님이 다시 한 번 필드 플레이어로 뛰라고 하신다면 뛸 것"이라고 다짐했다. 물론 그런 상황을 바라지는 않는다. "나의 첫 번째 임무는 골키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골키퍼를 싫어했던 윤영글은 지금 누구보다도 골키퍼이길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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