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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어 축구화 벗는 유망주 없어야 한다
이민성 기자  |  footballe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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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7  13: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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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이민성의 축구구절절] 소년 안정환은 가난했다. 빵과 우유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말에 축구를 시작했다. 시장에서 1000원 주고 산 축구화를 신었다. 터지면 꿰매서 다시 발을 구겨 넣었다. 어릴 적 가난과의 싸움을 이겨낸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프로 선수가 되면 젊은 나이에 큰돈을 번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 선수 평균 연봉은 약 1억7600만 원이었다. 하지만 프로 선수가 될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축구는 돈 없이도 할 수 있는 스포츠’는 옛말이다. 

초‧중‧고‧대학까지 다달이 내는 회비는 적게는 20만~30만 원이지만 100만 원이 넘는 곳도 있다. 숙식비, 전지훈련비, 대회참가비 등을 마련하느라 부모는 등골이 휜다. 요즘 축구화는 30만 원이 넘는 제품이 수두룩하다. 등록금을 면제해주는 장학생 제도도 줄어드는 추세다. 돈이 없어 축구화를 벗는 선수들이 꽤 있다.

연말이 다가오자 훈훈한 소식이 들려온다. 축구계 이곳저곳에서 어려운 학생 선수를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있다. 홍명보장학재단을 운영하는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는 지난 4일 22명의 선수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그는 “많은 유소년 선수가 어려운 환경에서 운동하는데 모두 도움을 줄 수 없어서 아쉽다”고 했다. 

고교 시절 홍명보장학재단의 장학금을 받고 국가대표로 성장한 김민우(수원 삼성)는 “어릴 때 받은 도움이 축구 선수의 꿈을 놓지 않는 원동력이 됐다. 정신적으로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최근 부산시교육청은 내년부터 축구‧야구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훈련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훈련비를 내지 못해 운동을 그만두는 선수들을 위해 교육청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박중묵 부산시의원은 “운동도 돈이 없으면 못 하는 사회구조를 바꾸려고 이번 예산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여름 열린 대회에서 한 고교 선수는 수년 전 출시된 낡은 축구화를 신고 있었다. 그는 “축구를 잘해야지 축구화가 중요하냐”며 애써 웃었다. 감독에게 들어보니 “형편이 어렵지만 늘 긍정적인 선수”라고 했다. 가난을 핑계 삼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는 10대 선수를 보며 희망이란 단어가 절로 떠올랐다.

한국 축구가 수년째 위기라고 하지만 그 속에서 꿈을 키우는 유망주는 여전히 많다. 장학금으로 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축구인에게 박수를 보내며, 돈 때문에 축구화를 벗는 선수가 점차 사라지길 바란다. 어른들의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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