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축구 > 초중고축구
축구로 청각장애 이겨내는 13세 골키퍼
안성=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2.03  08:29:5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선천성 난청에도 축구 유망주로 성장한 김태림.

시흥 신일초 주전 GK 김태림
선천성 난청에도 유망주 성장

[안성=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데 헤아 선수를 좋아해요. 저도 나중에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어요.”

발음은 조금 부정확해도 꿈은 뚜렷하다. 지난 2일 경기도 안성 비룡초등학교 운동장. ‘꿈 희망 경기도 유소년 해외파견 복지사업’의 도내 축구팀 골키퍼로 선발된 김태림(13)은 이날 시작된 소집 훈련에서 21명 동료들과 발을 맞췄다. 이들은 오는 7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원정을 떠나 현지팀들과 교류전을 치른다.

2004년생 김태림은 3살이 될 때까지 세상의 어떤 소리도 듣지 못했다. 선천성 난청이었다. 아들의 달팽이관(와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부모는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시켰다. 그 뒤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지만 태림이의 귀는 보통 난청 환자와 달라서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잘 들을 수 없으니 말의 습득도 어려웠다.

그래도 꾸준히 의료기관에서 공부를 하고 신일초(시흥)를 다니면서 언어를 배웠다. 3학년 때부터는 3살 위 친형 김태운(현 강북FC U-18)을 따라서 학교 축구부(감독 조재성)에 들어가 선수 생활을 했다. 경기 출전 시간은 매우 짧았다. 체내의 인공와우 때문에 헤딩이나 몸싸움을 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한 조 감독의 결정이었다.

이 배려를 어린 태림이가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오래 뛰지 못하는 게 속상했던 그는 골키퍼는 잘 교체되지 않는 걸 보고 필드 플레이어 대신 골키퍼가 되고 싶다고 조 감독에게 말했다. 테스트를 통과하면서 5학년 때부터 골키퍼 장갑을 꼈다. 늘 노심초사하던 부모도 상대적으로 몸싸움을 덜 하는 포지션을 반겼다. 또래보다 키(170cm)가 큰 것도 장점이 됐다. 

지난해 후보로 간간이 경기에 나선 김태림은 6학년이 된 올해 주전 골키퍼로 뒷문을 지켰다. 특히 경기도 소년체전 8강전 승부차기 선방쇼로 승리를 이끌며 동메달(공동 3위)을 목에 걸었다. 롤모델 다비드 데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적 골키퍼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배운 게 큰 도움이 됐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사회성과 언어능력도 키웠다. 부모는 “원래는 부상과 언어문제 등으로 개인 스포츠를 시키려고 했는데 아이가 워낙 축구를 좋아했다”며 “친구들 틈에서 밝은 모습으로 잘 지내는 걸 보면 대견하다. 또 골키퍼를 하면서 수비 선수들에게 말로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고 실수한 동료를 위로하는 걸 보니 뭉클했다”고 했다.

   
▲ 중국 원정을 떠나는 경기도 선발팀에 포함된 김태림.

이번 중국 원정을 다녀오면 김태림은 시흥 유나이티드 15세 이하(U-15) 팀에 들어간다. 신일초 주장으로 김태림과 절친한 이선호 등 동기 3명이 계속 같은 팀에서 뛴다. 시흥 유나이티드 U-15 감독이 신일초 감독의 지인이기도 해서 부모는 여러모로 마음이 놓인다. 

김태림은 “공을 막는 것도, 차는 것도 자신 있다”며 “나중에 프로팀이나 국가대표팀에서 친형과 같이 뛰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부모는 “혹시 다칠까봐 걱정은 되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걸 막을 수는 없다”며 “태림이처럼 몸이 불편한 아이들도 차별 없이 꿈꿀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청각장애와 싸우는 스포츠 선수로는 테니스 유망주 이덕희(19)가 있다. 이덕희도 선천적 난청으로 일상의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하지만 일반 선수들과 겨루며 퓨처스 우승 10회, 챌린저 우승 1회를 차지했다. 주니어 세계랭킹 3위, 성인 랭킹 130위까지 오른 적이 있고 최근 2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축구선수로는 K리그 대전 시티즌과 고양HiFC에서 통산 131경기를 뛴 이도성(33)이 한 쪽 귀가 들리지 않는 핸디캡을 안고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청각장애는 아니지만 김은중(전 대전) 곽태휘(FC서울) 곽희주(전 수원 삼성) 등이 한 쪽 눈이 보이지 않음에도 최고 활약을 펼쳤다.

▲ 경기도축구협회장 “지역 유망주 성장 책임진다”

   
▲ 중국 원정을 떠나는 경기도 선발팀과 이석재(뒷줄 왼쪽 7번째) 경기도축구협회장.

김태림이 참가하는 이번 중국 원정은 경기도초등지도자협회가 주관하고 경기도축구협회가 후원한다. 지역 유망주에게 해외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탄생했다. 우상범(비룡초 감독) 단장, 김정섭(광일초 감독) 감독 등이 22명 선수들을 이끌고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중국 절강성 영파를 다녀온다. 

우 단장은 “영파는 상하이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지방으로 겨울에도 기온이 영상 10도 정도다. 춥지 않은 곳에서 현지팀들과 교류전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꿈을 키우는 아이들을 선발했다. 경기도협회의 지원 덕분에 다녀올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날 첫 소집 때 이석재 경기도축구협회장이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유소년이 한국축구의 뿌리”라며 “대한축구협회 등록 선수의 절반이 경기도에서 공을 차고 있다. 유망주들이 뛰어난 성인 선수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 이번 중국 원정에도 약 1500만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중국으로 떠나는 초등뿐 아니라 중‧고교‧대학 선수들도 베트남 등 외국에서 경험을 쌓는다”며 “1회성이 아니라 매년 경기도 축구 유망주들이 해외를 다녀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또 2013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폐지됐던 협회장기 지역대회가 내년 부활한다. 선수들이 많은 대회를 뛸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안성=박재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사 : (주)스포츠앤드비즈니스컴퍼니(S&B컴퍼니) |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 03615 | 등록일자 : 2015년 3월 4일 | 발행(창간)일자 : 2013년 12월 24일
제호 : 축구저널 | 발행인 겸 편집인 : 이기철(S&B컴퍼니 대표) | 편집국장 : 최승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승진
서울특별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64길 8-9, 7층(양재동, 우리빌딩) | 대표전화 : 02-588-8521 | 팩스 : 02-588-8522
Copyright © 2013 축구저널.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