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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진 야생마 고병욱, 챔프전 MVP 포효
서동영 기자  |  mentis@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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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3  13:5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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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한수원 고병욱(오른쪽)이 11일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지도자들 “다루기 힘든 선수” 평가
경주한수원 입단 후 서서히 달라져
투혼 발휘 내셔널리그 첫우승 기여

[축구저널 서동영 기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내셔널리그 경주한국수력원자력의 공격수 고병욱(25)을 가리키는 말이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던 고병욱이 어용국 감독과 서보원 코치를 만나 달라졌다.  

고병욱은 지난 1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영웅이 됐다. 전반 19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렸다.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해 정기운의 패스를 받아 넘어지며 날린 슛이 골문 구석에 꽂혔다.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승기를 잡은 경주한수원은 후반 한 골을 더 해 2-0으로 승리, 1차전 0-1 패배를 뒤집고 처음으로 내셔널리그 정상에 올랐다.  

경기 후 기자단 투표로 챔피언결정전 MVP가 된 고병욱은 “1차전에서 부진했지만 집중하면 꼭 우승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용국 감독은 “실력과 근성을 갖춘 선수다. 운동장에서 두려움이 없이 플레이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도자 사이에서 고병욱은 다루기 힘든 선수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이 크고 자존심이 워낙 세기 때문이다. 

실력은 나무랄 데 없다. 기술이 뛰어나고 공격 어느 포지션에 세워도 제몫을 한다. 프로팀 전남 드래곤즈 산하 광양제철고 시절 지동원 이종호와 함께 고교 대회 우승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지동원 이종호와 달리 2011년 졸업 후 프로 직행에 실패했다. 대신 아주대 진학이 결정됐다. 자존심이 크게 상한 그는 당시 하석주 아주대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팀을 나와 일본 프로 무대를 노크했지만 입단에 실패했다. 

   
▲ 챔피언결정전 MVP를 수상한 고병욱(왼쪽). 오른쪽은 조병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오갈 데 없는 그를 받아 준 곳이 실업 무대다. 2012년 중반 내셔널리그 인천코레일(현 대전코레일)에 입단해 1년 반을 뛰었다. 2014년 강릉시청에서 14골로 리그 득점 2위에 오르는 맹활약을 펼쳤다. 다음해 우선지명권을 갖고 있는 전남의 부름을 받아 프로에 데뷔했다. 하지만 프로 생활은 리그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때 경주한수원에서 손을 내밀었다. 2016년 내셔널리그로 돌아왔다. 문제가 있었다. 기분이 좋으면 최고의 활약을 펼치지만 흥분하거나 욕심을 부려 경기를 망칠 때가 종종 있었다. 

어용국 감독과 서보원 코치는 으르고 달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 “그렇게 뛰려면 팀을 나가라”는 말까지 했을 정도다. 그렇게 서서히 고병욱을 바꿔 놨다. 두 스승의 노력에 고병욱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투혼으로 답했다. 허리가 좋지 않아 치료를 받는 상태였지만 “마지막 경기다. 네가 필요하다”는 부름에 기꺼이 출전했다. 그리고 팀에 첫 번째 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고병욱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프로 무대 재진출을 노리지만 경주한수원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면 내년에도 남고 싶다. 어용국 감독님, 서보원 코치님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옆에서 이를 들은 두 스승은 성숙해진 제자를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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