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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과 기만이 판을 치니… 올림픽 ‘호질’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  faith0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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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8  1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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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최동호의 스포츠인문] ‘깨끗한 체 덕이 높은 체하고 뒷구멍으로 호박씨를 까는 행동의 가짜 선비의 고기는 깨끗하기는커녕 무당의 것보다 더 더러워 먹지 않겠다.’

양반의 위선을 질타한 연암 박지원의 ‘호질(虎叱)’ 한 구절이다. 덕이 높은 체, 깨끗한 체하는 오늘날 양반의 위선도 모자람이 없으니 사람 사는 세상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름없나 보다. 연암이 환생한다면 아마 지금쯤 올림픽판 호질이 나오지 않았을까. 똥통에 빠진 북곽선생을 꾸짖는 언성은 더욱 거칠어질 성 싶다.

지나간 일을 끄집어낸들 무슨 소용있으리. 하나 위선과 기만이 가득한 지금의 올림픽 소동을 보면 과거사를 들출 수밖에 없는 필연이 있을 듯하다. 

대관절 ‘평화올림픽’이란 무엇인가. 북한이 참여하면 평화가 보장된다는 건지, 올림픽 동안만큼은 평화롭게 지내자는 건지, 아니면 북한의 참여로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건지 통 모르겠다. 북한은 런던올림픽에도 리우올림픽에도 참가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선 남북한이 손잡고 동시입장을 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선 미녀응원단이 방문했다.

무엇이 변했나? 그럼에도 또 ‘북한’이다, ‘평화’다. 가슴에 와 닿지 않는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양반은 올림픽을 통해 따로 얻고자 하는 것이 있지 않은가? 환경올림픽도 마찬가지다. 평창은 알파인 스키 사흘 경기를 위해 가리왕산의 500년 고목을 베어냈다. 그러고도 외쳤다. ‘환경올림픽’이라고. 

‘붐업이 안되고 있다’, ‘관심이 덜 하다’고 난리다. 9월 발표된 제4차 평창동계올림픽 국민여론조사에서 직접 경기를 보겠다는 응답자가 7.1%에 그쳤으니 애가 탈만하다.

   
▲ 강원FC가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한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 / 사진제공: 프로축구연맹

그런데도 여전히 여론조사 질문은 ‘올림픽에 관심이 있느냐’, ‘경기를 직접 관전할 의향이 있느냐’ 수준이다. ‘왜, 평창올림픽에 관심이 없는가’, ‘왜 경기장에서 직접 경기를 볼 의향이 없는가’를 물어야 한다. 관심 받지 못하는 이유를 찾아내 그에 대응해야 한다. 본질을 회피하는 건지, 좋은 것만 보려는 건지, 통 모르겠다. 하긴 문화 없는 문화올림픽을 떠올리면 그럴 것도 같다. 평창올림픽이 준비한 문화는 무엇인가. 춤추고 노래하는 무대가 전부이지 않은가.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의 멋이 현란한 춤과 노래가 전부일까 두렵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평창올림픽의 경제효과가 10년간 32조 2000억 원이라고 말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64조 9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인천아시안게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도 똑같았다. 10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얘기했고 결과는 빚더미였다. 평창은 더 심각하다. 평창 알펜시아만 부채가 8000억 원이고 조직위원회는 3000억 원 적자다. 경기장 사후관리는 연간 142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강원도는 이미 빚더미 위에 올라앉았다.

올림픽이 원래 그렇다. 선수들을 무대 위에 올려놓고 한바탕 잔치를 벌인다. 무대 뒤의 권력은 정치적 목적을 이루고 기업은 마케팅을 노리고 이윤은 IOC가 챙긴다. 빚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들인 14조원? 국민의 몫이다.

모든 것은 이미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또 지난 몇 년간 지겹도록 제기됐던 문제다. 그러나 지난 정부는 시민사회의 의견을 외면했고 여론 수렴을 거부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스포츠가 무엇인지, 올림픽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올림픽용 볼거리 제공으로 면피에 급급한 모양새다.

평창동계올림픽은 국내서 개최한 역대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최악의 후유증을 겪는 올림픽이 될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지자체장 개인의 결심으로 툭 튀어나온 올림픽, 지역 이기주의로 물든 올림픽 한탕주의, 시민사회와의 소통 없는 일방향 올림픽 준비과정. 평창동계올림픽이 의미 있다면 바로 이 세 가지 타산지석일 것이다. / 스포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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