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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 태클] ‘투혼’이 만병통치약은 아닌데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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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6  10: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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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모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이 한데 모여 전의를 다지고 있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투혼(鬪魂) [명사] 끝까지 투쟁하려는 기백.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자기계발서의 제목 ‘즐겨야 이긴다’도 생각나네요. 이 말도 다양한 분야에서 격언처럼 쓰이고 있습니다.

스포츠도 예외는 아닙니다. 승부가 주는 중압감에 짓눌리지 말자는 뜻으로 통하지요. 몇 년 전부터 큰 대회나 중요한 경기를 앞둔 선수가 각오를 밝히는 인터뷰에서 “즐기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 한국 대표팀 슬로건도 ‘즐겨라 대한민국(Enjoy it, Reds!)’이었지요.

지난 8월 31일 이란과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경기 때 대한축구협회가 서울월드컵경기장 입장 관중에 붉은색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줬습니다. 3년 전 슬로건 ‘즐겨라 대한민국’이 가슴에 적혀 있었습니다. 공허한 구호로만 보였습니다.

   
▲ 신태용 국가대표팀 감독.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어느 틈에 한국축구와 ‘즐기자’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게 됐습니다. 특히 국가대표팀이 즐거움과 아무 상관이 없어진 듯합니다. 팬들은 월드컵 예선과 최근 평가전에서 아무런 즐거움을 얻지 못했습니다. 비난 여론이 높은데 경기를 즐기겠다는 선수가 있을 리도 없지요.

그래서인지 다시 ‘투혼’이 등장했습니다. 팬들은 기량이 모자라면 투혼이라도 보여 달라고 대표팀에 주문합니다. 신태용 감독도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라고 하겠다”고 말하더군요.

투혼은 스포츠의 기본입니다. 투혼이 없다면 승부를 겨룰 수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한국축구는 당연한 것이 특별한 처방처럼 언급되고 있습니다. 기본을 갖추지 못했기에 투혼이 다시 강조되는 걸까요, 아니면 세계 무대에 내세울 것이 오로지 투혼밖에 없는 걸까요.

신태용호가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합니다. 선수도 팬도 친선경기를 즐기기는커녕 투혼을 발휘하고 확인해야 하는 한판이 됐습니다. 대표팀, 나아가 한국축구 전반의 심각한 문제가 투혼 하나로 해결되지는 않을 겁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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