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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K리그 구단 프런트, 딸은 축구 선수전남 홍보팀장 정구호 씨와 한양여대 미드필더 정진선
서동영 기자  |  mentis@sen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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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11  13: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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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양여대 정진선(왼쪽)이 아버지인 정구호 전남 홍보팀장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병태 기자

지난달 28일 전남 광양. 전남 드래곤즈 점퍼를 입은 한 남자가 KDB금융그룹 2014 춘계여자연맹전 한양여대-울산과학대전을 관전하고 있었다.

정구호(51) 전남 드래곤즈 홍보팀장이었다. 그가 이 경기를 보러 온 이유는 외동딸인 정진선(20)이 한양여대 선수로 뛰기 때문이었다. 미드필더 정진선은 팀이 0-4로 패색이 짙던 후반 종료 직전 그라운드를 나왔다. 딸을 맞이하는 정 팀장의 눈에는 안쓰러운 빛이 가득했다.

정 팀장은 “진선이가 고1때 '곽태휘도 고교 때부터 시작했다'며 축구를 시켜달라고 하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진선은 “2010년 U-17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할 때 중학교 선배가 대표팀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나도 축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축구계에 몸담고 있는 정 팀장은 늦은 나이에 축구를 시작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흔쾌히 딸의 요청을 허락했다. 자신도 어린 시절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딸이 가진 재능을 믿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잘했다. 축구를 하면서 큰 부상을 당하지 않은 건 타고난 운동 신경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딸에게 테스트를 제안했다. 딸도 “정정당당하게 평가 받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정 팀장은 자신이 아닌 지인을 통해 광양여고 축구부에 테스트를 요청했다. 스피드 등이 남달랐던 딸은 결국 축구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어려움도 컸다. 정 팀장은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1년을 유급해 기초를 다졌다. 하지만 유급한 선수는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규정이 신설됐다. 결국 3학년 때는 경기를 뛸 수 없었다. 딸이 많이 힘들어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진선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한양여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1학년인 그는 지난 3일 대덕대(대전)와의 경기(4-1 승)에선 처음으로 공식 경기에서 골을 넣기도 했다. 그는 “경기도 뛰고 골맛도 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정 팀장도 “아이 엄마도 잘하는 딸을 보고 뒤늦게 시킨 걸 후회하며 적극적으로 뒷바라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딸이 선수 이후의 삶도 준비할 수 있도록 당부하고 있다. “여자는 선수 생명이 짧다. 딸에게 은퇴 후 심판, 경기 분석관 등 축구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현재 축구관련 자격증 준비와 영어를 공부하고 있는 정진선도 “나중에 경기 분석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드러냈다.

딸은 부모님에게 “이때까지 많은 도움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부탁드린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아버지도 "다치지 않고 좋아하는 것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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