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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자파르” 24년 전 오늘 ‘도하의 기적’
이민성 기자  |  footballe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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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8  00: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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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이민성의 축구 타임머신] 1993년 10월 28일. ‘도하의 기적’이 일어났다.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한국의 월드컵 진출 역사를 돌아보면 1994 미국월드컵만큼 극적으로 본선 티켓을 거머쥔 적은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꼭 24년 전 아시아 최종예선이 열린 카타르 도하에서는 그야말로 기적이 일어났다.

당시 최종예선은 6개국이 한곳에 모여 풀리그를 치렀다. 조 2위까지만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졌다. 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첫 경기에서 이란을 3-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이라크(2-2) 사우디아라비아(1-1)와 연달아 무승부를 기록했다. 일본과의 4차전에서는 0-1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일본전 패배로 한국은 조 3위로 내려앉았다. 북한과의 최종전을 앞두고 자력 본선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조 1위 일본과 2위 사우디가 모두 이기면 한국은 그대로 짐을 싸야 하는 상황. 둘 중 한 팀이 지거나 비기더라도 골득실차를 따져야 했다. 북한전에서 대승을 거두고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이라크와, 사우디는 이란과 마지막 경기를 했다. 최종전은 1993년 10월 28일 같은 시간에 열렸다.

   
▲ 1994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극적으로 본선에 오른 한국 선수단은 아이처럼 기뻐했고 다잡은 티켓을 놓친 일본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 사진출처 : 방송화면 캡처

한국의 바람과 달리 북한은 전반전에 골문을 꽁꽁 잠갔다. 황선홍, 김현석, 서정원, 고정운 등이 공격수가 총출동해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반면 일본과 사우디는 전반 초반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나갔다.

후반이 시작하자 한국도 골을 넣기 시작했다. 후반 4분 고정운, 8분 황선홍, 30분 하석주가 릴레이 골을 터뜨렸다. 3-0으로 이겼다. 하지만 완승을 하고도 그라운드를 벗어나는 선수들의 표정은 어두웠다. 사우디가 이란을 4-3으로 꺾었고, 일본은 이라크에 2-1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

3회 연속 월드컵 진출이 물거품이 되는 듯했던 순간 깜짝 놀랄 소식이 날아왔다. 이라크의 자파르 살만이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한국이 골득실차에서 앞서 일본을 제치고 조 2위가 되는 순간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한국 선수들은 벤치 앞에서 이 소식을 듣고 펄쩍펄쩍 뛰며 서로를 얼싸안았다. 반면 다른 경기장의 일본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한국에는 ‘도하의 기적’, 일본에는 ‘도하의 비극’이었다.

한국에 ‘도하의 기적’을 선사한 자파르 살만은 약 3개월 뒤 국내의 한 문화 단체의 초청으로 방한하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자파르 살만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통역과 교통편 등을 제공했다. 자파르 살만은 “어떤 팀이든 한국에서 불러만 준다면 이곳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 가까스로 진출한 미국월드컵에서 비록 2무 1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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