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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차다가 딴생각] 고참 선수가 손 놓고 있으면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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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3  10: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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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각종 논란에 대해 허리를 굽혀 사과하고 있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오는 28일 광화문광장에 다시 촛불이 켜집니다. 시민혁명 1주년 기념집회가 열립니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한 첫 촛불집회가 열린 지 벌써 1년이 됐군요. 마치 어제 일 같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겁니다.

불의에 분노한 시민이 일어났습니다. 정의로 연대한 시민이 승리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이정표가 됐습니다. 교과서에만 있는 줄 알았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을 광장에서 촛불을 켜고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국민 모두가 이제 ‘내가 나서면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촛불집회 시작을 전후해 각계각층의 시국선언도 잇따랐습니다. 몇몇 스포츠 단체를 중심으로 체육인 수백 명도 동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최순실 게이트 가담자의 사법처리, 이권 개입 의혹이 불거진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공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체육인 시국선언인데 이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사람이 없어 참 아쉬웠던 기억이 납니다.

축구판이 몇 달째 시끄럽습니다. 국가대표팀 경기력에 실망한 팬들이 대한축구협회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협회가 이끌고 있는 한국축구의 보잘것없는 민낯을 속속들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분노는 한국축구 전반에 대한 외면과 조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팬이 없는 축구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협회뿐 아니라 축구로 먹고사는 모든 축구인에게 비상시국입니다.

   
 

그런데 축구인이 보이지 않습니다. 국가가 흔들릴 때 국민이 손에 촛불을 들고 나섰습니다. 축구가 위기일 때 축구인이 눈에 불을 켜고 나서야 하지 않겠습니까. 팬만큼이나 일선 축구인도 협회에 불만이 많습니다. 협회의 적폐를 팬보다 더 구체적으로 압니다. 하지만 팬이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정작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팀이 위태로울 때는 고참 선수들이 솔선수범하며 중심을 잡아주지요. 이 땅의 축구역사가 130년이 넘습니다.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원로와 중진 축구인이 많습니다. 협회 개혁을 바라는 축구인들이 뜻과 힘을 모으지 못한다면 이들이 구심점이 돼야 하지 않을까요. 협회의 잘못된 행태와 후배 축구인의 열악한 현실을 모른다면 무책임합니다. 알면서 모른 척한다면 비겁합니다. 나서지 않으면 바꿀 수 없습니다.

선수 시절부터 국민의 큰 사랑을 받은 명망 있는 축구인들이 한국축구가 국민 사랑을 되찾도록 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합니다. 지난주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축구인으로는 처음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딴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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