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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협회장, 나무만 보고 숲은 외면했다
서동영 기자  |  mentis@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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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9  18: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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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축구저널 서동영] “단순히 대표팀에 한정된 문제라고 생각하느냐.”

최근 축구대표팀 경기력 논란에 대한 한 프로팀 감독의 말이다. 그는 “대표팀의 현재 가장 큰 문제는 1대1 대결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대표팀뿐만 아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한국 축구가 전체가 그렇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축구협회가 대표팀 경기력은 고민하면서 왜 이런 현상이 나오는지 제대로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대표팀에만 목을 맨 협회의 좁은 시야를 비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과에서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정 회장은 19일 서울 경희궁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표팀의 부진한 경기력과 협회 임직원들의 비리, 히딩크 논란 등 그동안 불거진 각종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대책으로 외국인 코치 선임, 강팀과의 평가전, 기술위원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권 분리 등을 밝혔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불거진 각종 문제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전혀 새로운 게 없었다. 고심 끝에 내놨다는 대책 중 앞의 두 사항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 중 다음달 콜롬비아와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을 알렸다. 대표팀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를 놓고 생색을 낸 것이다.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한 전담 부서 마련도 전부터 많은 축구인과 전문가가 제안한 내용이다. 정작 많은 이가 요구한 인적 쇄신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당장의 어려움만 넘기면 된다는 생각이 훤히 읽힌다. 

그나마 내놓은 대책도 대부분 대표팀에 관한 것들이다. 현재 한국 축구는 대표팀뿐만 아니라 전체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K리그는 관중은 물론 살림살이도 줄고 있다. 아마 축구도 난리다. 각종 규제로 지도자들은 팀을 운영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박봉에 계약직 형태가 대부분인 감독들은 선수 기량을 키우기보다 성적에 몰두하고 있다. 재능 있는 새싹을 발굴하기도 키우기도 힘든 환경이다. 1대1 능력이 부족한 대표 선수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현실에 대해 정몽규 회장이 축구협회 수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꼈다면 이번처럼 단순하고 근시안적인 대책을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다.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한국 축구 전체를 아우르면서도 구체적이고 누구나 납득할만한 대안을 마련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 회장의 시선은 한국 축구라는 숲을 외면하고 대표팀이라는 나무 하나만을 살리는 데 집중됐다. 지금의 어려움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은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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