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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랑 맞은 한국축구, 선장은 어디에 있는가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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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3  10: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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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축구저널 최승진] “한국축구는 세계를 향해 비상할 것입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미래를 위해 혁신해 나아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소통을 통한 화합으로 이 시대의 요청에 화답할 것입니다.”

2013년 3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취임사 맺음말이다. 정 회장은 지난해 다시 협회장에 당선돼 두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회장 중임 제한을 2회에서 3회로 늘리는 정관 개정안을 의결하는 대의원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렸다.

한국축구는 세계를 향해 비상하고 있는가. 높이 날아오르는 비상(飛上)이 아니라 빨간불이 들어온 비상(非常) 상황이다. 국가대표팀은 부진한 경기력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망신을 샀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과 최근 평가전에서도 온갖 수모를 당했다.

지난달 이란에서 열린 아시아학생선수권에 참가한 한국고등연맹 선발팀의 한 관계자는 현지 축구인과 월드컵 예선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국축구가 왜 이렇게 힘을 못 쓰느냐”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A대표팀뿐 아니다. 청소년대표팀과 프로팀도 세계는커녕 아시아의 중심에서마저 밀려나고 있다.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8월 임시대의원총회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는 미래를 위해 혁신하고 있는가. 혁신은 사람이 이끌어야 하지만 부조리한 인사가 거듭되고 있다. 공금 유용 사건은 앞선 집행부 때 벌어졌다지만 입건된 몇몇은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도 일을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물러난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여전히 부회장이다. 지금은 김호곤 부회장이 기술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호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협회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일갈했다. 축구인을 지원해야 할 단체가 오히려 모든 걸 장악하며 군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술위원회 경기위원회 등이 독립 운영되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고 단언했다.

협회는 소통을 통한 화합을 이루고 있는가. 어떠한 노력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불통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팬 여론을 외면한다. 몇 년 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닫았고 다른 여론 수렴 창구도 없다. 축구인 목소리도 듣지 않는다. 일선 지도자들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환경에 아우성을 쳐도 협회는 묵묵부답이라고 한다. 축구가족마저 협회의 높은 담 밖에서 소외되고 있다.

   
 

최근 팬들이 무섭게 들끓고 있다. 실망과 비난이 이제 분노와 조롱으로 바뀌고 있다. 국가대표팀의 부진으로 촉발돼 협회를 겨냥하고 있다. 한 나라의 축구협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 곳인지, 그런데 대한축구협회는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축구인들의 위기의식도 높다. 대표팀의 부진이 결국은 취약해진 국내 축구 저변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협회가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축구에 리더십이 실종됐다. 몇 달 간 한국축구가 유례없이 크게 흔들리고 있지만 정몽규 회장은 보이지 않는다. 난국 타개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협회 수장이 오히려 손을 놓고 있는 듯하다. 목소리를 높이는 팬과 축구인을 ‘일부 불만세력’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위기를 일단 피하려고만 한다면 더 큰 위기를 맞는다. 지금 정몽규 회장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축구의 비상과 혁신과 소통을 얘기한 그 정몽규 회장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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