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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묻고 팔에 새긴 딸과 ‘월드컵 꿈’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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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2  16: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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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일랜드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아터(오른쪽). /사진 출처 : 아일랜드축구협회 홈페이지

유럽 플레이오프행 이끈 아일랜드 아터
“하늘나라 아이가 지켜보며 행복했을 것”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견디기 힘든 시련이 연이어 그를 흔들었다. 그래도 끝내 무너지지 않았다. 가슴에 묻고, 또 오른팔에 새긴 딸을 떠올리며 견뎠다. 

해리 아터(28). 1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언론 <데일리스타>가 조명한 그는 아일랜드 대표팀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본머스에서 뛰는 왼발잡이 미드필더다. 수년간 본머스에서 주전급으로 활약한 그는 대표팀에 발탁돼 2015년 6월 잉글랜드를 상대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또 그해 부인이 첫 아이를 임신했다. 

행복은 갑작스레 산산조각 났다. 그해 12월 태어난 딸 르네가 곧바로 세상을 떠났다. 비극은 계속됐다.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유로 2016) 대표팀 합류가 확정적이었으나 최종명단 발표 직전 허벅지 부상으로 낙마했다. 아일랜드의 16강 진출 기쁨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 

아터의 오른팔에는 특별한 문신이 있다. ‘시련은 다시 일어날 힘을 준다(Setbacks pave the way for comebacks).’ 르네를 하늘나라로 보내며 새긴 문구. 딸 이름의 첫 글자 R과 세상을 떠난 날짜를 함께 남겼다. 딸의 명복을 비는 동시에 ‘남은 사람’으로서 다시 힘을 내겠다는 의지였다.

   
▲ 지난 1월 아터의 오른팔 문신을 조명한 <더 선> 홈페이지.

아터는 부상을 이겨내고 지난해 12월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러시아월드컵 유럽예선을 뛰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아일랜드는 본선 직행권을 딴 세르비아에 이어 D조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다음달 다른 조 2위 중 한 팀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면 2002년 이후 16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지난 10일 웨일스와의 최종전 승리가 결정적이었다. 아일랜드는 카디프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웨일스와 순위를 맞바꿨다. 선발 출격한 아터가 결승골에 공헌했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으로 흘려줬고 제임스 맥클린이 골을 넣었다. 

아터는 “매 경기 딸을 위해서 뛴다. 르네도 하늘에서 지켜보며 행복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특별한 순간이 오길 바랐다”며 감격했다. 지난 2월 둘째 레인이 태어난 그는 첫째도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월드컵까진 아직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아터는 “아일랜드에 월드컵 본선 진출은 큰 성과다. 비록 유로는 부상으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월드컵을 뛰면 선수로서 최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지켜보는 가족이 있다”며 본선행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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