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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사태’의 정‧반‧합
위원석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  batman@sport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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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1  12:4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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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위원석의 터치라인] 한국축구는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 9회 연속 본선행에 성공했지만 한숨도 돌리기 전에 예상치도 못한 홍역을 치렀다. 2002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다시 한 번 한국 대표팀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는 한 언론 보도로 촉발된 이른바 ‘히딩크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이 사태의 경과는 이미 너무 잘 알려져 있고 완전히 정리되려면 아직도 시간이 필요한 듯하다. 여기서는 이 사태가 준 의미를 지금의 시점에서 한번 정리해보려고 한다.

‘히딩크 사태’는 한국축구에 뚜렷한 명제를 던진 것은 분명하다. 국내 축구 팬과 현장 전문가들이 대한축구협회의 행정력에,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에, 지금까지 한국축구를 좌우해왔던 지도급 인사들의 도덕성에 굉장한 비판 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국가대표팀이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과정에서 보여줬던 불안정한 경기력과 위기에 빠진 대표팀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했던 현 협회 집행부의 무감각한 행정력, 그리고 전임 협회 집행부 인사들의 부적절한 공금 사용에 대한 경찰 수사 발표 등이 겹치고 또 겹치면서 쌓여왔던 불만이 ‘히딩크’라는 촉매를 통해서 터져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태가 한국축구에 던진 메시지를 본질적으로 잘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현 체제에 대한 ‘안티 테제’로 등장한 ‘히딩크 대망론’은 그러나 현실적으로 뚜렷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일부에서는 히딩크가 대표팀을 직접 맡아야만 큰 폭의 개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너무 나이브한 생각이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와 히딩크는 러시아와 평가전이 열리기 전 프랑스에서 회동을 갖고 히딩크가 대표팀과 관련된 어떠한 공식 직함도 갖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혼선이 정리됐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이와 별개로 히딩크 측이 최종예선 막판에 협회 김호곤 부회장에게 보냈다는 문제의 문자는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일절 관심을 둘 수 없는 안하무인격인 제안이었던 것도 분명하다(물론 이 제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인 협회의 미숙함과 무능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는 하다).

축구협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팬심과 현장 축구인의 인식이 얼마나 협회 수뇌부의 그것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한 만큼 새로운 수습책과 대응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우선 협회 수뇌부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면 주저 없이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것은 그동안 반박자 늦는 정책 결정 타이밍으로 사태를 악화시키는 데 책임이 있는 정몽규 회장 스스로가 다각도에서 고민해야만 하는 대목이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최소한의 체면치레를 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기간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팬심도, 스폰서의 유지도 일단은 국가대표팀의 선전 여부와 일차적인 관계에 있는 것이 숨길 수 없는 한국축구의 현실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본선에 대비한 코칭스태프 보강, 그리고 지난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본선 준비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보다 본질적으로는 한국축구의 패러다임을 중장기적으로 고민하고 짜낼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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