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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차다가 딴생각] ‘해야 한다’ 말고 ‘하겠다’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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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9  10: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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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의 경기력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사령탑이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추석 이틀 전 문재인 대통령이 라디오 방송에 나왔습니다. 일일 통신원으로 귀성길 교통정보를 전했습니다. 명절 메시지도 전파를 탔지요.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에 미소 지은 국민이 많았을 겁니다. 미리 준비한 글을 읽었어도 따뜻함과 소박함이 묻어났지요. 말의 힘입니다.

전임 대통령은 말 때문에 말이 많았습니다. 주어와 술어가 맞지 않았습니다. 또 앞뒤 연관 없는 엉뚱한 내용이 이어졌지요. 도통 알아듣기 어려웠습니다. 말을 잘하지 못 하는 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말을 제대로 하지 못 해서 문제였지요. 생각이 제대로 정리가 돼야 말도 제대로 나옵니다.

이른바 ‘유체이탈 화법’도 구설에 올랐지요. 자신과 직접 관련 있는 이야기를 마치 남의 일인 양 말하는 것이지요.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국정교과서 논란 등 나라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어김없이 이 화법이 등장해 국민을 화나게 했습니다.

지난 주말 한국 축구대표팀이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2-4로 졌습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수비 집중력 문제를 언급하며 “이런 부분을 고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하더군요. “득점을 더 많이 해야만 한다”, “고민을 해 봐야 한다”라는 말도 이어졌습니다. 유체이탈 화법으로 들렸지요.

   
▲ 한국과 러시아의 친선경기에 앞서 양국 선수들이 2018 러시아월드컵을 홍보하는 보드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대부분의 축구 지도자 인터뷰 기사를 보면 이런 ‘~해야 한다’는 표현이 많이 나옵니다. 감독으로서 자기 팀 이야기를 하며 왜 ‘~하겠다’라고 하지 않을까요. 자칫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며 선수 탓이나 여건 탓을 한다는 오해를 부를 수도 있는데…. ‘~해야 한다’는 감독이 아니라 해설가나 팬이 입에 올려야 어울리는 말입니다.

별것 아닌 말투에 괜히 딴죽을 거는 건 아닙니다. 신태용 감독은 부임하고 얼마 되지도 않아 입지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이제 히딩크 논란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으니 내년 월드컵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하겠다’라는 힘 있는 목소리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겠다’라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하겠다’라고 말한 뒤 정말 해 나가야 국가대표팀에 등 돌린 팬들을 다시 불러 모을 수 있습니다. ‘하겠다’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말과 글의 힘은 정말 큽니다. 신문은 말과 글을 담습니다. <축구저널>도 올바른 말과 글을 ‘써야 하겠지요’. 아, 아닙니다. 올바른 말과 글을 ‘쓰겠습니다’.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한글날 전날 열린 프로축구 경기를 보며 잠시 딴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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