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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축구대표팀은 독재정권 선전 도구?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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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2  0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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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한국전에 나선 시리아 선수들.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호주와 PO 첫 월드컵 진출 도전 
내전 원인 된 현 정부 지원 받아
훈련장은 대통령 대형 사진 장식

[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시리아 축구대표팀의 선전(善戰)이 독재정권의 선전(宣傳) 도구로 전락하는 것일까.

시리아 대표팀이 첫 월드컵 진출을 꿈꾼다. 아이만 하킴 감독이 이끄는 시리아는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위를 차지했다. 1위 이란과 2위 한국이 본선행을 확정한 가운데 3위 시리아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면서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과 10일 B조 3위 호주와 격돌한다. 여기서 이기면 북중미 4위와 다음달 러시아행 막차의 주인공을 가리게 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 시리아의 선전은 총성이 끊이지 않는 자국 상황 때문에 더 놀랍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내전 중이다. 정부와 반정부 세력이 수년째 충돌하며 30만 명 이상 희생자가 생겼다. 또 400만 명 이상 난민이 터키, 이라크, 요르단 등의 난민촌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내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독재정권이다. 알 아사드 가문은 1971년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뒤 2대에 걸쳐 시리아를 지배하고 있다. 특히 현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는 반정부군은 물론 민간인에게도 폭탄과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 시리아를 이끄는 하킴 감독.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내전으로 축구계도 쑥대밭이 됐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의 지난 1일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시리아 16세 이하(U-16) 대표 선수가 폭탄테러로 사망했고, 한 A대표팀 선수는 정권의 적으로 간주돼 암살 위기를 겪었다. 투옥되거나 국외 추방된 선수들도 많다. 

일부 선수는 현 정권 아래에서는 대표팀에서 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피라스 알 카티프(34), 사우디아라비아리그 명문 알 아흘리에서 활약 중인 공격수 오마르 알 소마(27) 등이다. 특히 카티프는 내전 중 폭격으로 사촌동생이 사망하는 슬픔을 겪었다. 

이들 없이도 최종예선에서 기대 이상 성적을 낸 하킴 감독은 월드컵 진출을 위해 보이콧 선수들을 설득했다. 올해 3월부터 주력 선수들이 돌아온 시리아는 플레이오프 진출로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하킴 감독은 지난달 이란전(2-2 무)에서 3위를 확정한 뒤 눈물을 보이며 감격했다. 

문제는 대표팀이 사실상 정부와 연결이 됐다는 점. <데일리메일>은 시리아축구협회가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정부의 지원 없이는 경기를 위한 이동과 숙박 등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대표팀 훈련장에는 알 아사드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대형 사진이 걸려 있고, 정부 측근 인사가 늘 나타났다. 최종예선 초반에는 일부 선수들이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의 이미지가 담긴 옷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 지난해 9월 한국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시리아 선수들.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시리아를 떠난 망명자 중 일부는 대표팀 선수들을 비난한다. 특히 보이콧을 했다가 돌아온 선수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 알 카티프는 “대표팀으로 돌아온 것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없다. 입을 다물어야 나와 가족, 나라, 국민 모두가 더 좋은 상황이 된다”며 말을 아꼈다. 

시리아는 호주와의 1차전 홈경기를 말레이시아에서 치른다. 조국으로부터 8000km 이상 떨어진 곳이다. 수도 다마스쿠스가 안전하지 않아 중립경기로 열린다. 앞선 최종예선 때도 그랬다. 2차전은 호주의 안방 시드니에서 열린다. 

알 카티프는 “대표팀이 승리하면 국민이 기뻐한다. 시리아 국민은 그럴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동시에 대표팀의 승리는 독재정권을 홍보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시리아 대표팀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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