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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가는 박항서 “창원 선수들에 미안해”
대전=서동영 기자  |  mentis@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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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01  08: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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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대표팀을 맡게 된 박항서 창원시청 감독이 지난달 30일 대전코레일전을 앞두고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전국체전까지 창원시청 지휘
“유종의 미 위해 끝까지 최선”

[대전=축구저널 서동영 기자] “선수들에게 미안하네요.”

박항서(58) 감독은 베트남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기쁨보다는 현재 맡고 있는 내셔널리그 창원시청 선수단에 대한 미안함이 앞선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지난달 30일 박항서 감독을 A대표팀 감독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년이다. A대표팀뿐만 아니라 올림픽 대표팀도 지휘한다. 

베트남축구협회는 박항서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도와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다는 점을 높이 샀다. 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과 경남 전남 상주 등 프로팀, 3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 팀 사령탑을 지내며 쌓은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에 좋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박항서 감독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베트남에 한국 축구의 우수함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전력 파악이 된 건 아니지만 베트남 선수들은 체구가 작은 반면 민첩하다. 이를 활용해 기동력 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 감독의 베트남 대표팀 데뷔전은 다음달 14일 아프가니스탄전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올시즌부터 지휘한 창원시청 감독직을 유지한다. 현재 창원시청은 리그 마지막 2경기와 전국체전(10월 20~26일)을 남겨두고 있다. 

   
▲ 대전코레일전에서 팀을 지휘하고 있는 박항서 감독. / 사진제공: 내셔널리그

박항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미리 알리지 못해 미안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선수단에 공식적으로 알린 건 처음 언론 보도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팀 미팅에서다. 일의 성격상 어쩔 수 없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이날 창원시청은 대전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대전코레일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박 감독은 경기 직전에도 선수들에게 “내 일 때문에 흔들리면 안 된다”며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경기 내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열정적으로 팀을 지휘했다. 잘못됐다 싶은 판정에는 여지없이 항의했다.

하지만 창원시청은 전반 19분 한빛과 후반 21분 박진섭에게 실점해 1-2로 패했다. 15경기 연속 무승(4무 11패)이다. 박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을 격려한 뒤 경기장 밖에서 고개를 숙인 채 깊은 생각에 잠겼다. 

창원시청은 전반기만 해도 중상위권이었다. 3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를 노렸다. 6월에는 내셔널선수권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후반기가 되자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현재 8팀 중 7위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이 잘 되지 않은 영향이 컸다. 

   
▲ 창원시청 선수들(빨간색)이 대전코레일 박진섭(가운데)에게 결승골을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 / 사진제공: 내셔널리그

박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자기 때문에 팀에 더 큰 혼란이 올까 우려하고 있다. 이날 골키퍼 박지영은 “감독님이 미리 알리지 못한 점을 사과했다. 선수들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오히려 외국 대표팀을 맡게 된 건 축하드릴 일”이라며 괜찮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오랫동안 이기지 못 하기는 처음이다. 팀에 큰 문제가 없는데 운이 따르지 않아 승리가 없다. 오늘도 마지막 코너킥에서 결정적인 슛이 수비수 몸을 맞고 나왔다”며 아쉬워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부임과 상관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남은 리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팀을 추스린 뒤 전국체전 금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시청은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창원시청과의 이별을 앞둔 박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둔 뒤 웃으면서 헤어지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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