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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 잘못 꿴 기술위, 급한 불 끄기에만 급급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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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26  13: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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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축구저널 박재림] 이번에도 급한 불 끄기에 급급했다. 애초에 그렇게 탄생한 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얘기다.

26일 축구회관에서 2017년 제7차 기술위원회가 열렸다. 지난 6월 말 새로 구성된 기술위의 2번째 회의다. 이날 크게 4가지 사안을 논의했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우즈베키스탄 2연전 결과 분석, A대표팀 외국인 코치 영입 등과 관련된 월드컵 본선 로드맵 구상,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선임, 최근 ‘히딩크 논란’에 대한 입장 정리였다. 

김호곤 위원장은 “U-23 대표팀은 김봉길 감독이 맡는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 기술 코치와 피지컬 코치를 영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히딩크 감독과는 다음달 7일 러시아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모스크바에서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누기로 했다고 밝혔다.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결정된 사항이 없다. 기술위는 U-23 대표팀은 내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 나설 팀과 2020년 도쿄올림픽 대표팀으로 ‘이원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김봉길 감독으로 임명했지만 올림픽팀 사령탑은 오는 12월에 정하겠다고 했다. 

어디서 많이 본 일처리다. 기술위는 지난 7월 첫 회의 때 A대표팀 감독과 U-23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지만 신태용 감독이 A대표팀을 이끈다는 것만 정하고 U-23 사령탑은 나중으로 미뤘다. A대표팀 감독 선임이 시급하다는 이유였다. 

   
▲ 김호곤 기술위원장.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결국 U-23 대표팀은 정정용 임시 감독 체제로 아시아 챔피언십 예선을 치렀고, 약체 동티모르와 0-0으로 비기는 등 졸전 끝에 간신히 본선 진출권을 얻었다. 기술위의 늦은 결정에 김봉길 감독은 다급하게 준비를 하게 생겼다.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아 챔피언십까지는 약 3개월, 8월 아시안게임까지는 1년도 남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얘기한 A대표팀 외국인 코치 합류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외국인 코치 합류는 이용수 위원장이 이끈 전 기술위원회 때도 추진했으나 계약 기간 등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국제 경험이 풍부한 외국인 코치를 내년 월드컵까지만 단기 계약하겠다”고 했는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얘기다. 

러시아에서 히딩크와 직접 만나겠다는 계획도 답답한 부분이 많다. 김 위원장은 “미리 공개할 순 없으나 기술위원들과 여러 방향으로 의논을 했다. 신태용 감독도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을 밝혔다”면서도 “히딩크 감독의 의중을 직접 듣는 게 중요하다. 그 뒤 다시 의논을 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날 기술위에서 해당 사항을 왜 논의한 걸까. 결과적으로 시간낭비다.

   
▲ 26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술위원회.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현재 기술위는 100% 구성원도 아니다. 새로 꾸릴 당시부터 유소년과 여자 담당 기술위원이 빠졌다. 그때도 시급한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이유로 해당 위원 임명을 늦췄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이날도 선임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다. 지금껏 협회와 기술위의 자세를 보면 결국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서다.

매번 급한 불 끄기에 급급한 현 기술위는 태생부터 잘못됐다. 기술위원을 임명하면서 황선홍(FC서울) 서정원(수원 삼성) 박경훈(성남FC) 등 현직 K리그 감독들을 뽑았다. 리그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들은 기술위에 온 정신을 집중하기 힘들다. 게다가 시간은 한정돼 있으니 매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게 우선일 수밖에 없다. 

현직 감독과 김병지 방송 해설위원 등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낸 이들이 기술위원으로 임명됐을 때 한 축구인은 “축구협회가 유명 축구인을 기술위원으로 뽑아 좋지 않은 여론을 진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침을 놓았다. 첫 단추를 잘못 뀄으니 앞으로도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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