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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차다가 딴생각] 월드컵에 나가거나 못 나가거나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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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4  10: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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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전 무승부에 아쉬워하는 이동국.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브랜드 이미지 타격, 해외 경쟁력 상실, 투자와 고용 축소…. 국내 최대 재벌 총수가 얼마 전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한편에서 삼성 위기론이 쏟아집니다. 한국경제 위기론으로까지 이어집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전화위복을 말합니다. 정경유착 고리를 끊고 기업 고유의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계기라는 겁니다. 세계적 기업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으리란 믿음이 바탕입니다.

당장 타격이 없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이 전문경영인을 비롯한 삼성 구성원의 역량을 높이 삽니다. 많은 전문가가 이번 일로 오히려 경영 환경이 개선되고 기업 체질이 강화되리라고 기대합니다. 다른 기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리란 시각입니다. 삼성과 국가경제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는 겁니다.

절체절명의 상황, 운명이 걸린 결전, 벼랑 끝 승부…. 지난달 31일 이란과의 경기는 참으로 비장한 분위기였습니다. 국가대표팀도, 대한축구협회도, 축구인도, 언론도, 그리고 팬도. 결과는 졸전 끝에 0-0. 비장함을 나타낸 표현이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또 등장하고 있습니다. 월드컵 진출 실패는 한국축구에 재앙이라고도 하더군요.

   
▲ 한국-이란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6만 명 넘는 관중이 들어찼다. 썰렁한 프로축구장, 외면받는 아마축구장이 한국축구의 진짜 현실이 아닐까.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이 월드컵에 오르지 못하고 떨어지면 정말 한국축구가 폭삭 망하기라도 할 것 같습니다. 축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협회 후원사가 우수수 떨어져 나가고, 프로축구 관중도 뚝뚝 떨어져 나가고, 선수 지망 꿈나무도 속속 떨어져 나가고…. 축구로 먹고사는 사람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에게는 살 떨리는 이야기입니다.

당장 예상되는 타격에 호들갑 떨기보다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총수 한 명 없다고 기업이 위기에 처하고, 국가대표 기업이 위기여서 국가경제가 크게 위축된다고 공포심을 조장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대표팀을 월드컵에서 못 본다고 한국축구에 재앙이 덮친다고 겁먹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번에도 월드컵에 나가면 좋겠습니다. 못 나가더라도 한국축구의 체질을 개선하고 구조를 혁신하는 기회로 만들어야지요. 천신만고 끝에 나가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팬들은 졸전을 거듭하는 대표팀을 보며 한국축구의 민낯을 확인했습니다. 토대가 튼튼하고 올바른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은 애당초 총수 부재 상황을 맞을 일도 없을 겁니다. 한 나라의 축구 저변이 탄탄하다면 국가대표팀 수준이 낮을 리도 없습니다.

그나저나 국가대표팀 성적에만 목매온 대한축구협회가 개선과 혁신의 역량과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편집국 동료들끼리 내기를 건 우즈벡전 스코어 예측을 하며 잠시 딴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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