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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여름 수놓은 축구소년들의 ‘처음’
경주=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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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13  09: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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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랑대기 10세 이하 5인제 대회가 진행 중인 경주 강변잔디공원.

풋풋함 넘치는 초등축구 화랑대기 

[경주=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화랑대기(8월 11~24일)는 경주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초등학생 유소년축구대회다. 본 대회라 할 수 있는 6학년 경기에만 220개팀 2500명 이상 선수들이 참가했다. 만 7세부터 11세까지 저학년 선수들이 나서는 8인제, 5인제 경기 등을 합치면 약 2주일 동안 총 578개 팀이 경쟁한다. 가장 더운 1~4시를 빼고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경주축구공원 등 20곳 이상 경기장이 각 팀 유니폼으로 알록달록해진다.

서울 신답초 4학년 이현준(10)은 이번 대회로 엘리트 축구선수 첫발을 내딛었다. 지난 5월 신답초 축구부에 들어간 이현준은 그동안 주말리그 등 공식전 출전 기회가 없었지만 화랑대기 10세 이하(U-10) 5인제 대회로 마침내 꿈의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11일 상남초전(4-1 승)과 이튿날 광주초전(5-1 승)에 연속 출전해 패기 있게 뛴 이현준은 “많이 떨렸지만 재밌었다”며 “이번 대회를 위해 좋아하는 초콜릿도 안 먹고 참았다”고 했다.

   
▲ 신답초 이현준(오른쪽)이 공을 향해 달리고 있다. 

부모도 신이 났다. 현직 축구 에이전트로 아들의 공식전 데뷔를 지켜보러 경주를 찾은 이동엽 씨는 “직업 때문에 축구장을 자주 다니는데 이번엔 기분이 남다르다. 실제로 뛰는 걸 보니 눈물이 핑 돌 정도”라며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온 가족이 모였다. 앞으로 여름휴가는 늘 경주로 올 것 같다”고 웃었다. 

구리 부양초 5학년 정현준(11)도 오랜 꿈을 이뤘다.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지만 첫 팀이 해체되고 두 번째 팀은 주말리그와 전국대회 참가 자격이 없었다. 지난 6월 부양초로 전학 온 정현준은 이번 화랑대기 U-11 대회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 공식 데뷔전이 된 12일 남해초전(2-3 패)에서 데뷔골도 넣었다.

키(143cm)는 또래보다 작지만 발재간과 침투 패스가 좋은 정현준은 “처음 경기를 뛰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하며 수줍어했다. 아버지 정해욱 씨는 “집안에 운동을 하는 사람이 없는데 아들이 축구선수를 꿈꾸는 것이 신기하다. 오른발잡이 녀석이 왼발도 잘 써야한다면서 연습하는 걸 보면 참 대견하다”며 “먼저 포기하지 않는 이상 밀어주려고 한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 부양초 정현준(오른쪽)이 지난 11일 경주 화랑대기 U-11 옌볜팀과의 번외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이튿날 남해초와의 공식 데뷔전에선 데뷔골을 터트렸다.

서귀포초 3학년 현정민(9)도 경주에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체육선생님 추천으로 올해 4월부터 축구부 선수가 된 그는 “비행기를 타고 처음 경주에 왔다. 그동안 인조잔디에서 훈련만 하다가 진짜 잔디에서 경기를 뛰니까 재밌다”고 했다. 동료들은 경기를 앞두고 이것저것을 알려주며 ‘초보’ 동생을 챙겼다. 현정민도 씩씩하게 푸른 잔디 위를 달렸다.

화랑대기는 실수가 넘친다. 스로인 반칙도 수시로 나온다. 그래도 탓 하는 지도자는 거의 없다. 격려와 박수가 먼저다. 학부모들도 선수들이 아옹다옹 몸싸움을 하는 걸 보며 웃음을 터트린다. 축구 초보들이 성장해가는 경주의 여름은 올해도 풋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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