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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정치, 정치와 스포츠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  faith0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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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2  06: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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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최동호의 스포츠인문] “스포츠에는 마음과 마음을 잇는 힘이 있습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해 IOC에서 협조를 약속한 만큼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 베를린 선언’에 포함된 내용이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는 이제 국정 과제다. ‘평화올림픽 프로젝트’라고나 할까.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는 스포츠일까? 정치일까? 정치다. 정치이기 때문에 비스포츠적으로 밀어붙이는 힘이 나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예선에서 탈락한 북한 선수를 본선에 참여시키거나, 엔트리 이외의 북한 선수를 추가해 단일팀을 구성하는 안은 스포츠적으로 풀어가는 방식이라고 인정하기 힘들다. 1991년 단일팀도 그러지 않았는가. 갑작스레 정치적으로 단일팀이 타결됐고 어느날 갑자기 선수들이 불려나가 몸으로 때웠다. 그때는 그래도 ‘대의’니 ‘평화’니 ‘통일’에 눈물겨웠다. 처음이었으니까. 그러나 눈물이 메마른 지금 단일팀, 동시입장, 공동응원이 일장춘몽이었음을, 흘러간 일회성 이벤트였음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스포츠 교류는 정치의 부산물일 뿐이다. 올림픽은 마치 평화가 올 것 같은, 그래서 눈물겨운 감동을 보여주는 판타지일 뿐 실제로 평화를 가져오진 않는다. 평화를 가져오는 올림픽은 정치적 테이블 위에서 맞춰진 퍼즐에 불과할 뿐 IOC도 올림픽도 현실에선 갈등을 조정하는 힘도 능력도 없다. 평화가 찾아온다면, 남북의 교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올림픽이 가져온 선물이 아니라 치밀한 정치적 포석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맞붙은 한국과 북한.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왜 올림픽이고 왜 스포츠일까? 눈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있다. 그래서 대중적인 폭발성이 있기 때문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여파는 엉뚱하게도 정몽준 축구협회장을 단번에 대선 후보로 만들었다. 2002 부산아시안게임은 미녀 응원단 신드롬을 낳기도 했다. 스포츠 그리고 스포츠 이벤트. 매력적이지 않은가. 숨겨진 코드만 잘 심어 넣는다면, 판타지를 보여줄 수만 있다면 스포츠보다 더한 정치적 이벤트는 상상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정치는 스포츠를 활용한다. 

문제는 스포츠도 정치적 행위를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래야 스포츠가 더욱 스포츠다워질 수 있는데, 스포츠는 정치적 행위엔 젬병이라는 점이다. 지나간 세월, ‘김운용 시대’가 있었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휘둘렀던 절대적 스포츠권력. 그 힘의 원천은 북한 장웅 IOC위원과의 파트너십이었다. 김운용 시대의 남북단일팀과 동시입장은 정치에서 시작돼 스포츠로 끝난 것이 아니라 스포츠에서 시작돼 정치로 마무리되지 않았는가. 권력의 단맛을 사적으로 음미했을 수도 있겠지만 김운용 시대엔 최소한 스포츠가 정치와 거래한 흔적이 엿보인다. 체육회장이라면, 축구협회장이라면, 야구협회장이라면 거래쯤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스포츠를 좀 더 키워낼 수 있지 않을까. 

정치는 늘 스포츠를 탐낸다. 필요하면 단일팀도 만들고 희생양도 만들고 승부조작 카드도 꺼내든다. 스포츠를 정치와 별개라고 하지 마라. 능력 없어 보이지 않는가. 스포츠는 정치를 해선 안 되지만 정치적 행위엔 능해야 한다. 이 복잡한 세상, 얽히고설킨 시대에 그 누가 독야청청할 수 있을까. 여론에 얽혀 있고 정치에도 묶여 있다. 경제는 말할 것도 없다. 스포츠가 제대로 크려면 정치적 행위를 할 줄 알아야 한다. / 스포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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