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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차다가 딴생각] ‘25년 전 신태용’ 같은 선수를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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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0  10: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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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해리 포터가 세상에 나온 지 올해로 20년이 됐습니다. 시리즈가 이어지며 지구촌을 휩쓴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됐지만 하마터면 햇빛을 보지 못할 뻔했지요.

무명작가 조앤 롤링의 작품은 12곳의 큰 출판사에서 차례로 퇴짜를 맞았습니다. 비교적 작은 규모의 출판사에서 관심을 보여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1997년 6월 간행될 수 있었지요. 그 출판사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작가에게 주는 선인세(계약금)가 1500파운드(약 220만 원)에 불과했고 초판으로 고작 500부를 찍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후 해리 포터 시리즈는 67개 언어로 번역돼 135개 나라에서 4억 5000만 부 이상 팔렸습니다. 영화로도 크게 성공했지요. 작가가 대형 출판사의 냉대에도 자기 작품의 가치를 믿었기에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실의에 빠져 펜을 꺾었거나 출판사 입맛에 맞게 작품을 확 바꿔 다시 썼다면 지금의 해리 포터는 없었겠지요.

   
▲ 대표팀 구성을 앞둔 신태용 감독이 지난 8일 전북-울산전을 지켜보고 있다.

1991년 11월 프로축구 구단이 다음해 신인을 뽑는 드래프트가 열렸습니다. 당시 최고 명문 대우 로얄즈는 일찌감치 점을 찍고 공들여온 선수를 지명 순서가 늦어 일화 천마에 뺏겼지요. 보름쯤 지나 대우는 1, 2순위로 뽑은 선수를 일화에 내주고 바라던 선수를 데려왔습니다. 2대1 트레이드였지요. 명문 팀에 지명됐다가 졸지에 약체인 막내 구단으로 가게 된 두 선수는 얼마나 황당했을까요. 퇴짜를 맞은 것도 모자라 반쪽 취급까지 당한 것 아닙니까.

하지만 둘은 굴욕적인 이적에도 불구하고 새 팀에서 참 열심히 뛰었습니다. 특히 2순위였던 선수는 영리한 플레이로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1992년 신인왕에 올랐습니다. 인생역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지요. 이후 득점왕과 MVP까지 차지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습니다. 세월이 흘러 지도자로도 꽃을 피우고 있지요. 바로 신태용입니다.

조앤 롤링처럼 신태용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자신의 재능을 믿었을 겁니다. 여기에 승부욕까지 더해졌겠지요. 신태용의 재능과 승부욕은 일화(현 성남FC)가 명문 구단으로 도약하는 데 한몫 단단히 했습니다. 지금 힘이 많이 빠져 있는 국가대표팀에 이런 선수가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신태용 감독이 처음 꾸리는 대표팀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하다가 잠시 딴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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