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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슬라중 여자 선수 “우리 이름은 ‘A’와 ‘B’”
강릉=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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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30  00: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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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슬라중 동명이인 김현아A(왼쪽)와 김현아B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만 15세 동갑내기 동명이인 김현아
4년째 동고동락 “안방서 우승할래요”

[강릉=축구저널 박재림 기자] “A는 상대 뒷공간 침투하고, B는 수비라인 잘 지켜야 돼.”

강릉 하슬라중(전 경포여중) 여자축구부에는 이름 대신 ‘A’와 ‘B’로 불리는 선수가 있다. 만 15세 동갑내기로 이름까지 똑같은 두 명의 김현아. A는 등번호 6번 측면 공격수, B는 14번 중앙 수비수다. 4년째 한솥밥을 먹는 둘은 서로를 부르는 독특한 호칭까지 만들었다. 김종선 하슬라중 감독도 작전 설명을 하면서 어색함 없이 두 제자를 A와 B라고 부른다.

서울 출생 A와 대구 출신 B는 경기도 이천 율면초 축구부에서 처음 만났다. 송파초 여자축구부 해체로 ‘서울 김현아’가 2014년 12월 율면초로 둥지를 옮겼고, 3개월 뒤 ‘대구 김현아’가 상인초에서 전학 왔다. 이름 때문에 헷갈리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먼저 온 김현아가 A, 나중에 온 김현아는 B가 됐다. 

율면중으로 진학한 둘은 지난해 여름 하슬라중으로 같이 전학을 왔다. 2007년부터 하슬라중을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예전에도 동명이인 은지가 있어서 ‘큰지’ ‘작은지’ 라고 부른 적은 있는데 알파벳 호칭은 처음”이라며 웃는다. 동료 선수들은 “평소 학교에서도 둘은 이름 대신 A, B로 불린다”고 했다. 같은 반도 아닌데 A와 B는 이미 교내 유명인사가 됐다.

“신입생 후배들은 종종 반대로 부를 때가 있어요. 그래도 지금 호칭이 편해요. ‘김현아’라고 부를 땐 두 명이 동시에 반응하지만 A, B는 누굴 말하는지 금방 알 수 있죠. 딸 이름 덕분에 가까워진 부모님들도 언젠가부터 우릴 A와 B로 불러요(웃음).”

   
▲ 하슬라중 동명이인 듀오 김현아.

두 김현아는 지난해까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풀백을 보던 A가 올해부터 측면 공격수로 변신했다. 그라운드에서 거리는 멀어졌지만 여전히 찰떡궁합이다. 173cm 장신 B가 세트피스 때 공격에 가담하면 163cm의 키에 빠른 발을 자랑하는 A가 뒤에서 상대 역습에 대비한다. 둘은 “눈빛만 봐도 통한다”며 입을 모았다.

하슬라중은 안방 강릉서 열리는 청학기 전국대회(6월 26일~7월 3일 강남축구공원) 우승을 노린다. 청학기 중학부는 6개팀이 풀리그 후 1~2위가 결승전을 치른다. 하슬라중은 26일 율면중(3-0), 27일 상원중(5-0), 29일 삼례여중(4-0)을 차례로 대파하고 오주중과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A는 2경기 1골, B는 전 경기 풀타임으로 힘을 보탰다.

두 김현아는 “4월 춘계연맹전 결승에서 지면서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휴가도 반납하고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며 “강릉서 경기를 하다 보니 주변에서 관심이 많고 응원도 해준다. 교장선생님도 매번 오셨다.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도 “구도강릉이란 말처럼 축구 열기가 뜨겁다. 결과뿐 아니라 내용도 좋아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이겨내야 한다. 지금까지 선수들이 아주 잘해주고 있다”며 2012년 이후 5년 만의 정상 탈환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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