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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차다가 딴생각] 대통령이 오길 바라는 이유
최승진 기자  |  hug@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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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22  13: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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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기니의 U-20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 3만7000여 명이 운집했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저널 최승진 기자] “대통령이 개막전에 온다는 사람도 있고 안 온다는 사람도 있는데요.” 지난 17일 후배 기자 전화를 받았습니다.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를 취재한 모양입니다. “됐네, 이 사람아. 뭐 그리 신경을 쓰나.” “네? 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주로 딱딱하고 심각한 표정으로 뉴스에 등장하지요. 그러다 간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벌리고 있거나, 파안대소하며 만세를 부르는 모습이 보도됩니다. 축구를 볼 때죠. 다른 나라 정상과 만나서도 국가대표팀 경기나 유럽 클럽 대항전을 함께 시청하며 응원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합니다. 3년 전 브라질월드컵 때는 독일이 우승한 직후 라커룸을 찾아 스스럼없이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했지요.

메르켈은 원래 축구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총리가 된 뒤 다른 유럽 국가 지도자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축구를 알아가기 시작했다더군요. 동기가 뭐였든 지금은 정말 팬이 된 것 같습니다. 골머리 앓는 일 많은 세계 강국의 지도자가 그나마 스포츠로 잠깐의 여유를 만끽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 이승우가 골을 넣고 포효하고 있다. 한국이 첫 경기에서 시원하게 이겨 U-20 월드컵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였다. /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후배 기자가 대통령의 축구장 행차에 관심을 가진 건 그 며칠 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한마디 때문이었을 겁니다. 정 회장은 “U-20 월드컵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주신다면 축구 발전에 큰 힘이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축구 수장으로서, 이 땅에서 열리는 국제 대회가 조금이라도 더 국민의 관심을 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겠지요. U-20 월드컵이 한국축구 발전에 새로운 디딤돌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대통령이 경기장을 찾는 것이 축구 발전과 큰 상관은 없을 겁니다. 축구 붐을 정부에 기대던 시대는 이미 지났지요. 저변 확대와 수준 향상은 온전히 축구인이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 ‘높으신 분’이 축구장에 온다고 해서, 그 분이 한마디 한다고 해서 막연히 축구 발전을 기대해서는 안 되겠지요.

다만 새 대통령이 다른 이유 없이 그냥 축구를 즐기는 모습은 보고 싶습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처럼 잠시라도 스포츠로 머리를 식힐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겠습니다. 꼭 축구여야 할 필요도 없겠지요. 지난 주말 한국과 기니의 U-20 월드컵 개막전을 보며 잠시 딴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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