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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딜레마’가 한국축구에 주는 교훈
위원석 스포츠서울 체육부장  |  batma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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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30  15: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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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위원석의 터치라인]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슈틸리케 감독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를수록 한국축구의 ‘계륵’이 되고 있다.

한국은 7경기를 치르면서 4승 1무 2패로 A조 2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외견상으로는 완전히 낙제점은 아니다. 그래도 본선 직행이 가능한 2위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면 상황은 많이 다르다. 1무 2패의 3경기를 논외로 하더라도 승리를 거둔 4경기에서도 경기력이 영 부실했고 감독의 전술과 전략 부재가 도드라졌다. 특히 3월 23일 중국에 패배를 당한 충격에 이어 3월 28일 졸전 끝에 시리아에 1-0으로 신승하자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논점은 대략 두 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슈틸리케를 믿고 맡겼을 때 과연 남은 3경기에서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느냐이다. 또 하나는 천신만고 끝에 본선에 간다고 해도 그에게 과연 러시아월드컵 지휘봉까지 맡길 수 있느냐이다.

두 번째 문제부터 검토해보자.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은 사실 시기상조다. 예선을 통과한 감독을 바꾸는 게 맞는가하는 원론적인 질문이 나올 수는 있지만 전례는 있다. 2006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은 네덜란드 출신 본프레레 감독이 돌파해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예선 과정과 그 직후 동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그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고 그를 경질한 뒤 같은 나라 출신인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선임해 본선을 맡겼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빠른 시간 내에 대표팀 전열을 정비해 나름의 경쟁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2014 브라질월드컵 때도 최강희 감독이 예선을 통과시킨 뒤 자의로 대표팀을 떠났고 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부랴부랴 후임으로 선임했지만 그 결과는 실패로 막을 내렸다. 만일 슈틸리케가 예선을 통과한다면 본선 경쟁력을 놓고 또 한 차례 논란이 불가피하겠지만 그것은 그때의 문제다.

   
▲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 / 사진제공: 대한축구협회

지금은 오히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첫 번째 문제가 더 고민스럽다. 과연 남은 3경기를 슈틸리케에게 더 맡길 것인지 아니면 감독 교체라는 충격요법을 쓸 것인지의 선택이다. 부담스러운 카타르 원정, A조 최강 이란과의 홈경기, 본선 티켓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3위 우즈베키스탄과의 마지막 원정경기라는 잔여 경기 일정을 볼 때 슈틸리케 감독에게 큰 믿음이 안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일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한다면 남은 시간의 촉박함을 고려할 때 외국인 감독을 다시 쓰는 것은 쉽지 않고 결국 국내파 지도자에게 ‘독배’를 권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너무나 큰 압박감을 생각하면 선뜻 독배를 마실 후보가 있을지, 또 긴급 투입된 국내파 지도자가 소기의 성과를 낼지도 장담할 수만은 없다. 말 그대로 ‘슈틸리케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게 지금 한국축구의 현실이다.

역설적으로 이번 사태가 주는 교훈은 하나 있다. 한국축구가 ‘외국인 지도자 맹신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축구에 좋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것은 대환영이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감독을 데리고 오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협회가 가용할 수 있는 자원 내에서 이런 지도자의 영입이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를 엄밀히 판단해야 한다. 슈틸리케처럼 ‘단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어정쩡한 지도자를 영입할 이유도, 필요도 이제는 우리에게 없다. 한국축구에 풀기 어려운 난제만을 던져줄 뿐이다. 차라리 그 비용으로 우리 지도자를 키우는 것이 낫다. / 스포츠서울 체육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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