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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화를 냈고, 슈틸리케는 환호했다
박재림 기자  |  jamie@football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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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9  01: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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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저널=박재림의 뷰티풀 게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순간, 한 팀의 감독과 주장이 정반대 반응을 보인다?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아이러니가 지난밤 눈앞에서 펼쳐졌다. 한국축구의 현주소가 드러난 촌극이다.

한국은 28일 시리아와의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4분 홍정호의 선제골이 결승골이 됐다. 추가시간도 다 지난 후반 49분 17초 주심이 긴 휘슬을 불었다. 마지막까지 상대 골문 근처에서 공격 기회를 노리던 주장 기성용은 실망과 분노를 담은 슛을 날렸다. 반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두 주먹을 움켜쥐며 요란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 눈에 들어왔기에 더 대비된 두 사람의 반응. 기성용의 마음은 대부분 한국축구 팬의 심정과 같았다. 15년 전 ‘프라이드 오브 아시아’를 세계만방에 자랑한 한국축구는 더 이상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45계단 아래의 약체 시리아(95위)를 상대로 홈에서 졸전을 펼쳤다. 골키퍼 권순태의 ‘얼굴 선방’과 골대의 도움을 받은 것도 모자라 의도적인 시간끌기로 권순태가 옐로카드까지 떠안았다.

이번 진땀승으로 한국은 A조 6개 팀 중 2위를 지켰다. 남은 3경기에서 지금의 자리만 지켜도 내년 러시아땅을 밟는다. 닷새 전 중국 원정(0-1)에서 충격패를 당했을 때보다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은 분명 더 높아졌다. “중요한 것은 승점 3점을 땄다는 것”이라는 슈틸리케 감독의 소감은 요란한 환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처럼 들렸다.

   
▲ 대표팀 주장 기성용과 슈틸리케 감독. /사진 제공 : 대한축구협회

반면 기성용은 ‘결과’가 아닌 ‘내용’에 무게를 뒀다. 그는 “중국전과 시리아전에서 경기력 저하를 실감했다. 대표팀 수준이 아니었다”며 “비단 이번 2연전뿐 아니라 최종예선 들어 단 한 번도 마음에 드는 경기를 못 했다”고 자책했다. 팬 반응도 비슷하다. 이겼지만 이런 내용으로는 월드컵에 가도 창피만 당한다는 댓글이 ‘슈틸리케 경질’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았다.

2002년 월드컵 4강과 2010년 원정 16강으로 팬의 기대치는 크게 높아졌다. 단순히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제 아무리 세계축구가 평준화 됐다고 해도 팬들의 자존심까지 평준화 되진 않는다.

이날 상황을 슈틸리케 감독의 조국 독일에 단순 대입해보면, FIFA 랭킹 3위 독일(유럽 1위)이 월드컵 예선에서 고전하다 45계단 아래 덴마크를 홈에서 간신히 1-0으로 이긴 뒤 요하임 뢰브 감독이 요란한 세리머니를 한 꼴이다(실제로는 5전 전승으로 순항 중). 아시아 무대에서의 존재감만 놓고 보면 한국도 유럽 내 독일의 위상에 뒤질 게 없다.

한국 사령탑 부임 전 지도자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못낸 슈틸리케 감독에겐 월드컵 본선 진출이 이력서의 맨 위에 놓일 성과가 될 것이다. 그러나 팬이 바라는 한국축구는 거기서 만족할 수 없다. 6월 카타르전(원정), 8월 이란전(홈), 9월 우즈베키스탄전(원정)을 앞두고 “시간이 있는 만큼 철저히 준비해 카타르전부터는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는 슈틸리케의 말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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